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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35층 상한 규제 폐지·용도지역제 전면 개편…서울시 2040 도시계획 발표

기사입력 : 2022-03-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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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도 위주였던 일상공간 전면 개편한 ‘보행일상권’ 제시
지상철도 단계적 지하화 등 오세훈표 교통공약 이행 움직임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중 '35층 룰 폐지' 등 가이드라인 삭제 관련 내용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중 '35층 룰 폐지' 등 가이드라인 삭제 관련 내용 / 자료제공=서울시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서울 신축 아파트는 35층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35층 룰’ 폐지가 공론화됐다. 기존에 서울시가 마련했던 ‘용도지역제’는 용도 도입 자율성을 높인 ‘비욘드 조닝’으로 재편되며, 도시정비에 존재하던 각종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3일 디지털 대전환시대 미래공간전략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자 국토계획법에 따른 법정계획이며, 향후 20년 서울이 지향할 도시공간의 미래상을 담은 장기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1990년 최초의 법정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다섯 번째로 수립되는 계획이다. 시는 110명의 전문가, 시민 등의 의견을 고려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담아내는 등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사회여건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를 공간적으로 구현할 6대 공간계획을 제시했다. ①‘보행 일상권’ 도입 ②수변 중심 공간 재편 ③중심지 기능 강화로 도시경쟁력 강화 ④다양한 도시모습, 도시계획 대전환 ⑤지상철도 지하화 ⑥미래교통 인프라 확충이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중 '보행일상권' 관련 내용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중 '보행일상권' 관련 내용 / 자료제공=서울시

주거용도 위주 일상공간 전면 개편한 '보행 일상권', 수변중심 공간 재편도 추진
먼저 ‘보행 일상권’은 디지털 대전환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무공간의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고 주거가 일상생활의 중심공간으로 부상하면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개념의 도시공간이다.

시는 도시공간을 지역별로 분석해서 지역에 부족한 시설과 필요한 기능을 찾아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연한 용도지역을 부여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예컨대,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주거 밀집지역의 경우 업무‧상업 기능 도입을 위한 용도지역을 부여하는 식이다.

수변의 규모·입지에 따른 수변 활성화 단계별 추진안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수변의 규모·입지에 따른 수변 활성화 단계별 추진안 / 자료제공=서울시


또한 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대표공간으로 ‘수변’에 주목했다. 서울 전역에 흐르는 61개 하천 등 물길과 수변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지역과 시민생활의 중심으로 만드는 도시공간 재편을 본격화한다.

각 수변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하고, 이렇게 조성한 수변명소로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좋도록 보행, 대중교통 등 접근성을 높인다. 나아가 수변명소와 수변명소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변과 수상 활용성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3도심 기능 고도화로 도시경쟁력 확보, 서울 도심 4+1축 제안
기존 중심지 체계(3도심 7광역중심 12지역중심)는 유지하되, 3도심을 중심으로 그 기능을 고도화해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수도 서울의 상징적인 공간임에도 지난 10년 간 유연성 없는 보존 중심 정책에 따른 정비사업 제한으로 활력을 잃고 성장이 정체된 ‘서울도심’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정책방향을 재정립한다.

4+1축을 바탕으로 한 미래 도심 계획안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4+1축을 바탕으로 한 미래 도심 계획안 / 자료제공=서울시


남북 방향의 4개 축(광화문~시청 ‘국가중심축’, 인사동~명동 ‘역사문화관광축’, 세운지구 ‘남북녹지축’, DDP ‘복합문화축’)과, 동서 방향의 ‘글로벌 상업 축’의 ‘4+1축’을 조성해 서울도심에 활력을 확산하고,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미래 도심으로 재탄생시킨다.

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시계획적 전략으로 도시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획일적인 높이규제를 유연화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용적률을 상향한다. 소규모 필지 위주 개발에서 지역 여건에 맞는 체계적이고 규모있는 개발로 전환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중심으로 육성 중인 ‘여의도’는 용산정비창 개발을 통한 국제업무 기능과 연계해 한강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혁신코어로 조성한다. 용산정비창 개발로 확보되는 가용공간 등을 활용해 여의도의 부족한 가용공간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테헤란로를 따라 업무기능이 집적‧포화된 ‘강남’은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등과 연계한 가용지 창출을 통해 중심기능을 잠실, 서초 등 동-서 방향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비욘드 조닝' 구상도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비욘드 조닝' 구상도 / 자료제공=서울시


용도지역제에서 비욘드 조닝으로 전면 개편, 35층 높이규제 등 절대적 기준 삭제
이번 계획안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35층 높이규제 삭제’를 비롯한 도시정비 규제 해제다.

시는 먼저 산업화 시대에 처음 만들어져 지금까지 경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용도지역제’를 전면 개편하는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준비한다.

‘비욘드 조닝’은 주거‧업무‧상업 등 기능의 구분이 사라지는 미래 융복합 시대에 맞는 서울형 新 용도지역체계다. 용도 도입의 자율성을 높여 주거‧업무‧녹지 등 복합적인 기능을 배치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도시를 유연하게 담아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용도지역제’는 도시 공간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땅의 용도와 건물의 높이, 용적률 등을 규제하는 제도다. 서울에는 크게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이 있다.

시는 ‘비욘드 조닝’을 선제적‧주도적으로 구상하고, 중앙정부, 학계, 전문가 등과의 공감대 형성과 공론화를 통해 ‘국토계획법’ 개정 등 법제화를 추진한다. 실현 단계에 접어드는 2025년부터는 서울 전역에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시는 이번 계획안에서 서울 전역에 일률적‧정량적으로 적용됐던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유연하고 정성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함으로써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35층 높이 기준이 없어진다고 해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연면적‧용적률) 하에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상철도 단계별 지하화 계획안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지상철도 단계별 지하화 계획안 / 자료제공=서울시


지상철도 단계적 지하화, 자율주행-서울형 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교통수단 제시
이 밖에 시는 도시공간 단절, 소음‧진동 등으로 지역활성화를 막고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는 지상철도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의 연결성을 도모하고, 다양한 도시기능을 제공할 새로운 활력공간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시는 지상철도 부지가 가지고 있는 높은 토지가치를 적극 활용, 공공기여 등을 활용해 공공재원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하화보다 철도 상부에 데크를 설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구간은 데크를 통한 입체복합개발을 추진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다. 시는 장기적·단계적 추진을 위한 정부와의 논의구조를 마련해 실현성을 높일 계획이다.

시는 또한 미래 교통수단으로 ▲자율주행 ▲서울형 도심항공교통(UAM) ▲모빌리티 허브 ▲3차원 新물류네트워크 등을 제시했다.

자율주행은 본격적인 자율차 운영체계를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서울형 도심항공교통(UAM)은 2025년 기체 상용화에 맞춰 도심형 항공교통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도시계획적 지원을 통해서 대규모 개발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등 확충방안도 추진한다.

UAM 상용화 노선(안) / 자료제공=서울시이미지 확대보기
UAM 상용화 노선(안) / 자료제공=서울시


UAM 등 미래교통수단과, GTX, PM(개인이동수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념의 ‘모빌리티 허브’를 서울 전역에 조성한다. 공간 위계에 따라 유형별(광역형‧지역형‧근린형)로 설치해서 교통수단 간 접근과 환승을 지원하고 공공서비스‧물류‧업무‧상업 등 다양한 도시기능을 복합적으로 제공해 입체교통도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드론 배송(공중), 자율형 물류로봇 배송(지상), 지하철 활용 배송체계(지하) 등과 같이 공중-지상-지하를 활용한 ‘3차원 물류 네트워크’ 구축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서울시는 이번에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해 공청회,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부서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하고 시민 공감대를 형성해 연말까지 최종 계획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은 “공간 간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공간은 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며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계획에는 비대면·디지털전환 및 초개인·초연결화 등 최근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고민 또한 충분히 담아냈다. 차질 없이 실행해서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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