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남궁훈 “해외서 돈 벌어오라는 국민 메시지…중앙집중적 전략으로 해외 진출”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남궁훈닫기남궁훈기사 모아보기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가 카카오의 해외 진출이 절박성을 강조하고,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카카오만의 채팅 서비스 역량을 담은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모바일 위주의 카카오톡 서비스를 메타버스 형태로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만큼 성장한 기업은 국내에서 더 확장하는 것보다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사회의 메시지가 있다”라며 “브라이언(김범수닫기김범수기사 모아보기 의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는 해외 시장 진출이 절박하다. 그 외엔 국민들에게 용인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궁 내정자는 그간 계열사별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면, 이제는 중앙집중적 전략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현재 카카오 계열사 174곳 중 42곳이 해외법인일 정도로 적지 않은 규모의 해외 진출을 한 상황이고, 게임과 웹툰 등 콘텐츠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성과를 내는 부문을 중심으로 중앙집중적인 해외 전략을 펼쳐나갈 중요한 전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카카오픽코마가 웹툰 중심으로 나가있고, 카카오게임즈재팬이 따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라며 “카카오게임즈재팬과 픽코마를 재무적으로 합쳐 일본 사업을 통합 진행하는 등의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비욘드 모바일’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V2TF’와 ‘OTF’등 2개의 메타버스 TF를 운영 중이다. 남궁 내정자의 설명에 따르면, ‘V2TF’는 롤플레잉(RPG) 게임과 같이 채팅 개념을 도입한 메타버스 서비스이고, ‘OTF’는 관심 기반 오픈채팅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접목하는 형태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톡은 전 세계 60억 인구 중 1%도 안 되는 한국의 지인 기반 네트워크만 맡고 있다”라며 “카카오는 (메타버스를 통해) 나머지 99% 비지인 네트워크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궁 내정자는 “비지인 커뮤니티(메타버스)를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이를 플랫폼 삼아 그 위에 웹툰, 게임 등 콘텐츠를 얹어 사업 확장에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기존 해외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픽코마, 카카오게임즈 등의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카카오브레인 인공지능(AI) 기술을 V2 TF 프로젝트에 접목할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 '디지털 휴먼'과 카카오엔터 '디지털 콘텐츠'가 메타버스에서 서로 만나는 것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M&A(인수합병) 전략도 메타버스와 콘텐츠 부문에 무게 중심을 두고 글로벌 확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남궁 내정자는 계열사 컨트롤타워(CAC)에 대해 “카카오는 그간 계열사들의 자율경영에 중점을 뒀지만,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도 들리고, 저희도 문제의식을 느꼈다”라며 “계열사에 권한을 이임했을 때 나타나던 문제점들을 문제되지 않는 수준에서 컨트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초 계열사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신설하고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와 홍은택 전 카카오커머스 대표를 공동 센터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남궁 내정자는 “과거 삼성그룹(미래전략실)처럼 (컨트롤)하겠다는 건 아니고,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나타나는 최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으로 봐 달라”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15만원 달성 전까지 최저 임금을 받겠다는 약속에 대해선 “제가 연봉을 안받겠다고 하면 다른 CEO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어 양해를 구했다”라며 “제 기본 임기가 2년인 만큼 2년 이내에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