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 1월 4일 신한라이프와 공동재보험 출재 조건에 합의하고, 2260억원의 준비금에 대해 계약을 맺었다.
공동재보험이란 기존에 국내 생명보험에서 거래되는 단순 위험보험료 방식에서 벗어나 저축보험료와 사업비까지 재보험으로 거래하는 제도다. 원수보험사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보험 위험뿐만 아니라 금리위험까지 재보험사에 출재할 수 있게 된다.
공동재보험은 글로벌 보험시장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는 보험부채 구조조정 방식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작년 3월 ABL생명과 미국의 RGA재보험 간 계약 이후, 두번째로 성사된 계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사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부채 부담을 재보험사에 이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는 종신보험 판매로 인해 긴 부채 듀레이션을 조정하고, 운영 여력과 요구자본 변동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신한라이프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고금리 확정형 종신 보험 상품의 금리 위험을 포함한 모든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재보험사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대규모 자산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코리안리와 신한라이프는 나머지 금액에 대한 추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당장 진행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라이프는 2023년 말까지 연간 50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을 매년 검토할 방침이다.
코리안리와 신한라이프는 금융감독원에서 재보험 관련 규정이 제시된 후로 지난 1년여 동안 생명보험 계약 특성 분석을 거쳐 공동재보험 거래 방안에 합의했다.
신한라이프는 경제적 실질 관점에서, ALM (Asset & Liability Management 자산·부채종합관리) 관리수단 중 하나로 공동재보험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코리안리는 이런 생명보험사의 수요에 맞춰 지난 1년 간 신한라이프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공동재보험으로 인수하게 됐다. 이를 위해 그동안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별도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난 2020년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해 공동재보험 사업기반을 마련해왔다.
이를 통해 양사는 중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새로운 안정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신시장 개척뿐 아니라 전통적인 재보험 거래 이외에 새로운 방법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여 세계 생명보험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대규닫기성대규기사 모아보기 신한라이프 사장은 “별도의 자본관리 전담조직을 회사에 설치해 자본관리 측면에 다양한 기술적 역량을 선도적으로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며 “업계 최고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공동재보험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재보험은 아직 국내 시장 초기 단계에 있고, 이번 거래는 수재 규모가 크지 않지만 향후 공동재보험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장기채 금리 상승과 규제 완화 등으로 생보사들의 공동재보험 출재에 관한 수요가 축소된 경향이 있었지만 장기선도금리 하향으로 인해 금리 리스크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LTFR(장기선도금리)을 4.5%까지 하향할 것으로 알렸기에 생명보험사들이 금리 하락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늘어났다”며 “향후 공동재보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해 중장기적으로 코리안리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코리안리는 이번 공동재보험 수재로 직접적인 손익 영향이 크지 않지만, 금리부부채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K-ICS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추가적인 계약이 있진 않지만, 공동재보험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생명보험사들이 기존에 해오던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했지만,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공동재보험에 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동재보험 계약 1호’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추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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