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오는 2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크기를 막론한 각 건설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국에 흩어진 수백·수천 개의 현장·하청관리 방안을 두고, 중소형 건설사들은 안전관리책임자를 따로 두기 어려운 영세한 규모로 각자의 고충을 품고 있는 상태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모든 책임을 지고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중대재해법 가이드라인에는 최근 2년 연속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건설업체에 올해 또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업체의 본사 및 전국의 모든 현장을 감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많은 산업 가운데서도 특히 건설현장의 경우 인명이 관련된 중대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워, 중대재해법 시행이 건설사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공 현장과 규모가 큰 대형 건설사들은 전국에 퍼진 현장과 하청업체 관리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안전조직을 개편하고 관련 예산을 확충하는 건설사들도 크게 늘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CEO 직속 조직인 품질안전실을 강력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진 '안전혁신본부'로 격상했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종전 2개팀이던 안전환경실을 안전보건실로 확대, 산하에 안전보건 정책팀∙운영팀∙지원팀, 그리고 환경팀 및 3개 사업부별 안전보건팀 등 모두 7개팀으로 늘렸다. 현대건설은 협력사 안전관리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안전 부적격업체는 입찰 제한 조치를 내리는 등 중대재해 근절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다짐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드러났다.
한성희닫기한성희기사 모아보기 포스코건설 대표·김형, 정항기 대우건설 대표·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 신년사를 발표한 건설사 CEO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핵심가치는 ‘안전’으로 모두 동일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은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반면, 중소형·지역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은 상태다.
지난해 10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50인 이상 기업 314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 5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의 77.3%가 중대재해법 시행 전까지 안전보건 확보 의무 준수가 어렵다고 답했다. 준수가 어려운 이유로는 ‘안전 투자비용이 과도하게 필요하다(28%)’는 답이 나왔으며, 경영책임자 의무 중 준수하기 가장 어려운 규정으로는 41.7%가 ‘인력·시설·장비의 구비, 유해·위험요인 개선에 필요한 예산 편성·집행(41.7%)’이 꼽혔다.
다만 중대재해법으로 인한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추가 유예를 둬 202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게 된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제도에 대비할 추가적인 보완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안전 관련 처벌 법령은 개별 기업이 예측 가능하도록 명확하고, 운영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보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세제혜택, 예산지원 등 기업의 자발적 안전 준수가 가능한 제도로 전환해 안전한 건설현장이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뉴스레터 구독을 위한 이메일 수집 및 수신에 동의하시겠습니까?
뉴스레터 수신 동의
(주)한국금융신문은 뉴스레터 구독(이메일 전송) 서비스와 당사 주관 또는 제휴·후원 행사 및 교육에 대한 안내를 위해 이메일주소를 수집합니다.
구독 서비스 신청자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단, 거부 시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수신할 수 없습니다.
뉴스레터 수신동의 해제는 뉴스레터 하단의 ‘수신거부’를 통해 해제할 수 있습니다.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