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회장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과 아시아나항공(대표이사 정성권)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국내의 국적 항공사 2개를 품게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재무건전성, LCC(저비용항공)사 운수권 확보 여부 등 경영 개선 과제도 안게돼 내년 행보가 주목된다.
공정위는 2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률 횟수) 반납, 운수권 재배분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양사 결합을 승인키로 잠정 결론 내렸다. 해당 심의는 내년 1월 전원회의를 열어 시작한다.
공정위의 이날 결정을 조건부로 보는 것은 양사가 보유한 국내 공항의 슬롯 중 일부를 반납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반납이 필요한 슬롯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경쟁 제한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거나, 점유율이 높아지는 부분을 해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이 있어야 운항이 가능한 '항공 비자유화' 노선의 경우에도 두 기업의 운수권을 반납해 재배분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항공 비자유화 노선은 인천-런던 등 다수의 유럽 노선, 중국 노선, 동남아 일부 노선, 일본 일부 노선 등이 해당된다.
기업결합에 대한 조건을 달은 공정위의 결정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재무건전성 개선과 운수권 재분배라는 우선 과제가 생겼다. 공정위의 조건을 수용할 경우 대한·아시아나항공 운수권 재분배의 효과는 외국항공사가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운수권 재분배 과정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운 국내 LCC가 해당 노선을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노선 재분배가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해당 노선의운임인상 제한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현황을 고려할 때 외항사가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악화일로도 조원태 회장의 골머리를 앓게하는 요소다. 유상증자를 통해 점차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는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최근 3700%에 육박했다. 올해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3668%로 전분기 2131% 대비 1500%포인트 급상승했다. 부채규모도 1분기 11조9801억원에서 3분기 12조792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결정됐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조원태 회장이 떠안은 과제는 산적해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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