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발표 이후 중국 국가시장관리감독총국(SAMR)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대해 8개 경쟁당국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현재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가 승인을 했으며, 중국의 심사 결과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 7월 싱가포르가 7개국 중 가장 마지막으로 승인 결과를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는 약 5개월간 중국의 심사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계약 체결 당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은 무난할 것으로 봤다. D램과 달리 낸드는 상당수 업체가 사업을 이어가고 있어 독과점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낸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10%대에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해왔다. 그러나 중국 심사가 지연되면서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생겼다.
노종원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원래 계획대로는 중국 승인은 3분기 말이 예상되었지만, 현재로는 4분기 내 중국 승인을 받고, 가능한 한 연내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에서) 무조건부 승인을 내준 것을 보면, 본 합병 건이 메모리 특히 낸드플래시에 있어 여러 가지 경쟁 구도를 제한하는 요인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 미국 시스템반도체 기업 매그나칩 합병이 무산됐다.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하자 매그나칩이 스스로 매각을 철회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은 지난 8월 매그나칩 합병 건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리스크를 확인했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매그나칩의 DDI(디스플레이구동칩) 기술 등이 중국으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에는 로이터 통신이 백악관 관계자 및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중국 장쑤성 우시 공장에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배치하려는 계획이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좌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선 중국으로 들어가는 최첨단 반도체 장비가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악용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일각에선 우려와 달리 중국이 승인을 내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SK하이닉스가 중국 다롄에 위치한 인텔 낸드 생산시설을 유지해 중국 내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이에 따른 고용 확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중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1차로 70억달러(약 8조2760억원)를 지불한 뒤, SSD(솔리드스트레이트드라이브)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2025년에 20억달러(약 2조3640억원)을 지급하고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생산 관련 IP, 다롄 공장 운영 인력을 넘겨받게 된다.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대표는 인텔 낸드 인수 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 협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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