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도 점차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제시했다.
실제로 미국 연준(Fed)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과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당초 에너지가격 상승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주요국간 갈등, 기상이변 등 예상치 못한 충격이 더해지면서 높은 에너지가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일시적 요인들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압력까지 더해지며 물가 오름세는 국내 각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2%를 상회하는 높은 가격상승률을 나타내는 품목의 범위가 에너지, 농축산물 등 일부 품목에서 최근에는 내구재, 개인서비스, 주거비 등 많은 품목에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더욱이 2%를 큰 폭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상승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경제 환경에서도 구조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례로 기업들이 비용절감 보다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우선시해서 리쇼어링에 나서는 등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재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결국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여 구조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이 총재는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움직임은 원자재 가격 상승, 화석연료의 수급불균형 등을 유발하면서 장기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Greenflation)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은은 최근의 물가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1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2.3%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특히 10월 이후 3%대로 더욱 높아졌으며 11월 상승률은 3.7%를 나타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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