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을 찾은 30대 여성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예물을 사기 위해 휴가를 내고 왔다”며 “백화점도 가봤지만 아무래도 플래그십 스토어라 다양한 제품이 있을 것 같아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청담동 명품거리가 명품 소비 증가에 힘입어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 추가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명품 구매를 위한 고객들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청담동 명품거리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공실률이 급증하는 주요 상권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한국 명품 시장 호황을 이끈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14조 9964억 원으로, 2015년 12조 2100억 원에 비해 약 22% 성장했다.
올해 국내 명품시장은 15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명품 판매액은 18% 줄었다. 명품 소비 대명사였던 미국·프랑스·일본의 경우 평균 20% 가량 판매액이 감소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2017~2018년까지만 해도 ‘명품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공실이 가득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샤넬이 새 건물에 입점하며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루이비통, 디올 등이 연이어 매장을 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보복소비’로 명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올 2월 청담동 명품거리에 매장을 연 데 이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생로랑도 4월 청담동에 처음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앤아펠과 펜디도 내년 400~500평 규모 매장을 열기 위해 공사 중이다.
청담동 명품거리 플래스십 스토어 운영은 임차료 등 운영비가 많이 들어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앞다퉈 개점하려는 것은 명품거리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청담동에 대표 매장을 두면 그 자체로 ‘명품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담동 명품거리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청담동 ‘가방 및 기타 가죽제품 소매업’ 올해 9월 기준 월평균 추정 매출은 2억 8171만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548.1%나 증가한 수치이며 8월과 비교해도 20% 매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인 1380만원의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청담동 명품거리 끝자락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성장세도 놀랍다.
지난해 8100억 원 연매출을 달성했던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해 연매출 1조 원 벽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명품 브랜드는 물론 에르메스, 파텍필립, 그라프 등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다양한 명품군을 바탕으로 지난달까지 갤러리아 명품관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청담동 명품거리는 한국 명품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증명”이라며 “백화점보다 매출은 적고 유지·관리비는 높지만 그만큼 잘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청담동으로 집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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