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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혁신금융 ‘기업의 미래 성장성’ 바라봐야

기사입력 : 202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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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혁신기술 대한 정보수집 활용 강화
기술력 미래성장 기업가치 제대로 평가돼야

▲사진 :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4차 산업혁명 기술, 팬데믹, ESG 등으로 촉발된 경제 환경과 산업 구조의 변화는 가히 폭발적이다.

최근 변화의 핵심인 빅블러(Big Blur) 현상으로 기술간 융합에 의한 기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성장성을 지닌 혁신기업도 속속 출현하면서 이러한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전기차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테슬라(Tesla)는 금년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 9천억원 수준으로 놀라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연기관 일색이었던 자동차 산업의 성장 동력이 전기차에 있음을 시사했다. 시가총액은 1,271조원으로 과거 세계 1위 도요타의 시가총액 293조원을 400%이상 상회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금융’은 혁신기업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만약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우리나라에서 테슬라라는 스타트업 창업을 위해 ‘기술금융’ 지원을 신청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전문업체와의 협업(Open Innovation), 자율주행차의 모바일 플랫폼화(化),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으로의 확장성을 미래 비젼으로 제시하겠지만, 금융 현장에선 머스크가 자동차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테슬라도 자동차 제조경험과 기술이 없으며, 전기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금융지원이 어렵다 답했을 것이다.

더 이상 표면에 드러난 기술만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기술금융’도 이제 보다 진화하여 이(異)업종 산업간 연관관계, 미래 성장성도 고려하고 자금조달 수단도 다변화하는 ‘새로운 혁신금융’을 고민해야 할 이유이다.

우리의 ‘기술금융’체제가 시작된 것은 2014년 7월부터이다. IMF 이후 안정적인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던 은행이 다시 기업금융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정책당국도 기술력 있는 유망기업에게 금융지원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맞아 떨어지면서 전문평가기관(TCB) 및 정보제공·집중기관(TDB)이 설립되었다.

‘기술금융’이 전체 중소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도입 초기인 2014년 1.7%(8.9조원)에서 8년차인 2021년 상반기 현재 33.5%(295.1조원)로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기업금융의 당당한 한 축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설립 이래 최초로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기술전문가와 이공계 채용 비중을 확대하는 등 관련 인프라 확충에 노력해 왔다.

이제 은행들은 여신평가 절차 내에 기술평가를 통합하려는 등 ‘기술금융’은 계속 진화 중에 있다.

하지만 ‘기술금융’이 테슬라와 같은 혁신 플레이어(Player)들의 출현을 돕고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혁신금융’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기업 경쟁력의 다양한 측면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기업정보를 한 곳에 모아 일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정보 통합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기업금융에는 과거 실적, 재무정보 등이 주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금융’은 기술력 등 긍정적 정보를 추가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는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고용 창출효과, 생존확률 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기존 산업간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기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정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술력 정보에 더하여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혁신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비재무정보, ESG정보, 활동성정보, 영업가치 등의 긍정적·동태적 정보를 지속적으로 발굴, 확충하고, 이를 통합하여 금융권에 다각도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정보 통합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다양한 기업정보를 보유한 정부부처 또는 공공기관의 전향적인 정보 플랫폼 참여와 정보 공유가 요구된다.

둘째, ‘미래산업’과 ‘혁신기술’에 대한 ‘정보수집 및 활용 강화’이다. 최근의 산업 구조 변화는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며, 관련 기술 또한 고도화, 첨단화되고 있어 ‘산업’과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기업을 온전히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CES에 금융회사 경영진의 참석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도 미래산업 및 혁신기술 트렌드에 대한 정보 갈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여 최근 우리 원은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산업 전담 데스크’를 신설하고 AI,모빌리티 등 미래산업과 관련 기술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

빠른 산업구조의 전환을 적시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기업의 생사존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금융회사들도 기업을 판단할 때 가용한 모든 정보를 활용하여 산업 및 기술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도 기술력 등 미래성장 요소가 기업평가에 제대로 반영되고 자금조달수단이 다변화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기술금융을 통해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술력 외에도 기업의 다양한 미래성장 요소를 기업평가에 반영하는 미래지향적 기업금융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금융회사와 혁신기업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금융기법을 융자 중심에서 투·융자 복합금융 형태까지 확장하는 등 혁신기업과 금융회사가 Win-win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에 약 900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미래산업과 관련된 기업이다. 그 중 국내 기업은 11개에 그치고, 아직 데카콘, 헥토콘 기업은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 1,000억 달러 이상인 헥토콘 기업은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신용정보원은 ‘기업정보 통합플랫폼’ 구축을 통해 혁신기업과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통섭적인 인사이트를 금융산업에 제공하고, 전문평가기관과 은행은 이를 활용하여 보다 적극적인 혁신금융을 펼치는 한편, 정책당국은 이를 정교하게 뒷받침함으로써 우리나라도 다수 헥토콘기업을 배출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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