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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쌍용차 인수 나선 에디슨모터스 향해 비판 쏟아내

기사입력 : 2021-12-01 10:02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정상화, 섣부른 예단 말아야”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불확실성 매우 큰 상황”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발전전략 준 적 없어”

HMM에 관해서는 단계적 매각 검토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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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KDB산업은행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쌍용자동차(회장 강영권) 인수를 두고 에디슨모터스와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이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가 마무리된 지난달 30일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쌍용차 회생 계획과 대출 여부에 관해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이에 따라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 부족에 관해 우려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가장 큰 지원군이 돼야 할 산업은행이 등을 돌린 모양새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기술타당성과 재무타당성에 관한 객관적 검증을 맡길 필요가 있다”며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과정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날은 에디슨모터스 요청으로 일주일 미뤄진 쌍용차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 기간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구조조정 사례를 경험하면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정상화에 관한 섣부른 예단이 얼마나 많은 비효율과 위험을 야기하고, 성장 정체를 낳는지 잘 알고 있다”며 “면밀한 사업 타당성 점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장밋빛 미래를 주장하면서 정책지원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 생존 가능성’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가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용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쌍용차 회생 계획의 핵심으로 꺼내든 ‘전기차 전환’ 카드에 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강 회장은 앞서 쌍용차를 500억원가량 투자해 5년 내 흑자 전환하고, 2030년에는 매출 10조원 이상 순이익이 나는 회사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자체 개발 중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순수 전기 승용차를 연평균 30만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보다 경쟁력 갖춘 글로벌 완성차들도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전기차 분야를 개척하고,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며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솔직히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그런데도 에디슨모터스가 500억원으로 차량 개발이 가능하고, 내년 10종을 출시할 수 있다고 하는 기사를 봤는데 계획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소비자 기대를 충족해 매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수자금 외에 운영자금까지 더하면 1조원 이상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쌍용차 인수 작업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하지 않고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이 회장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발전전략을 가족 있다 하더라도 산업은행은 그 전략에 관해 받은 바 없고, 언론 기사로 간접적인 정보를 얻고 있다”며 “어떠한 자금 지원 요청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행의 지원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달 산업은행이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8000억원 규모 대출을 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힌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의 발언에 관해서는 “담보는 보완 수단일 뿐 기업의 존속과 회생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라며 “에디슨모터스는 법원과 시장, 채권단이 신뢰할 수 있는 발전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면 그 방법이 국가적으로 훨씬 효과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쌍용차 평택 부지를 담보로 한 대출 가능성에 관해서는 “담보는 보완 수단일 뿐 기업의 존속과 회생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라며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산업은행이 땅을 회수해 아파트를 지어서 팔 것도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이른바 ‘먹튀(먹고 튀다)’로 끝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일부 투자자가 참여했다는 우려가 있다”며 “진지하게 (쌍용차) 발전을 위한 인수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투자자 중 일부가 평택에 있는 쌍용차 공장 용지 용도를 변경해 아파트를 짓고, 쌍용차 공장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의 기관 검증에 있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발전전략이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발전전략을 다시 짜지 못하면,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회장은 “어려운 기업을 되살리려면 실행 가능한 발전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자금력과 기술력, 비전의 실현 가능성 여부, 관리‧경영능력 등 4대 부분에 관한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회장이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에디슨모터스에 강한 비판 어조를 견지한 가운데, 쌍용차 매각 과정이 더욱 가시밭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금력과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우려 속 우선 협상자로 에디슨모터스가 선정됐지만, 최종 인수 전 마찰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주인이 바뀌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국내 기업 품에 안길 수 있는 희망을 내다보는 지금,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동걸 회장은 해운업황 호조로 실적이 좋아진 HMM에 관해서는 단계적 지분 매각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현재 HMM 지분 매각과 관련해 별도 진행 중인 사안은 없지만, 향후 원활한 인수‧합병(M&A)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일정 보유지분 매각이 필요하다”며 “올해 말까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공동관리가 끝나고 내년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을 전담해 관리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가진 전환사채(CB)를 다 전환할 경우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이 70%가 넘는데, 이를 가지고 민영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각이 쉽게 되도록 단계적으로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동관리 종결 등 향후 관리 방안은 정부, 유관부서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것에 관해서는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완결되지 않아 본격적 통합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또 한 번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기업결합 심사 과정 중 제기된 운수권과 슬롯(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횟수)을 축소하는 방식에 관해 걱정을 표했다.

이 회장은 “두 항공사 간 결합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기업 회생, 소비자 복지 증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회사 미래 경쟁력을 훼손할 정도의 운수권 축소는 사업량 유지를 전제로 한 인력과 통합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강력한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본계약 체결 시점은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에 부정적 기류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 체제 조기 졸업은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두산 건설의 발행주식 54%를 매각하면서 자금 확보는 했지만, 추가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두산그룹이 자구계획을 이행해 왔으나, 두산건설 매각 등은 재무구조 개선에 큰 기여를 못했다”며 “내년 초 완료 예정인 유상증자를 포함해 두산그룹이 추진하는 재무구조 개선 결과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외부 기관 재무진단을 거쳐 종합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두산그룹에 관해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 달라”며 “가스 터빈, 대형 풍력, 수소 등 친환경 신재생 기술 완성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친 뒤 외부 기관의 재무 진단을 거쳐 채권단 관리의 졸업 여부가 결정될 방침이다. 대우건설 매각 시기에 관해서는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 협상에 따라 유동적이고 협상 변수가 있지만, 12월 중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내년에도 민간 자본이 참여하기 어려운 탄소 중립 핵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핀셋 지원을 강화하는 등 녹색금융 사업일 이어갈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올해 LG화학과 SK하이닉스, SK케미칼, LS전선 등에 녹색금융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 6개에 18조원을 지원했다”며 “그린‧저탄소 전환을 위해 인내 자본이 필요한 만큼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대기업과 손잡고 경제 파급효과가 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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