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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CJ푸드빌 대표 “패밀리 레스토랑 영광 재현”

기사입력 : 202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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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프리미엄 전략으로 외식 사업 강화
특화 매장·레스토랑 간편식 등으로 공략

▲사진 :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CJ푸드빌(대표 김찬호)이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VIPS)’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외식 사업 재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과거 36%대 시장점유율까지 기록하며 ‘넘버 원’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부상했던 과거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무기는 특화 매장과 레스토랑 간편식이다.

빕스의 영광스런 과거는 약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지금은 사라진 백화점 미도파에 일본 ‘코코스(COCO’s)’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이후 패밀리 레스토랑은 다양한 연령층 사랑을 받으며 급성장을 거듭했다. 1990년대 후반 빕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이 대표주자들이다.

1994년 당시 CJ제일제당 외식사업부에서 탄생한 빕스는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 노하우를 담아 1997년 독자 브랜드로 스타트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은 200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은 빕스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양분하며 시장을 키웠다. 빕스는 지난 2010년 매출 기준으로 넘버원 브랜드가 됐다. 2012년 빕스 이용 고객이 1억 명을 돌파했으며 중국에 1호점을 선보이며 아시아 시장까지 노렸다.

그러나 1인 가구 증가, 소비자 외식 행태 변화 등 대내외적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수요가 줄자 빕스 역시 쇠퇴기를 맞았다.

2010년대 중반까지 증가하던 빕스의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017년 36.2%를 기록한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2018년 33.1%, 2019년 33.9%까지 꾸준히 점유율 3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15.1%까지 떨어졌다. 매출 역시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19년 CJ푸드빌 외식 사업 매출은 3364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매출은 1376억 원으로 약 2000억 원 하락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였다”며 “뚜레쥬르가 있어 그나마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지만 외식 사업은 어려웠다. 빕스가 외식 사업 대표 브랜드인 만큼 빕스가 살아나야 CJ푸드빌 실적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특화 매장으로 제2 전성기 노린다

빕스는 지난 2018년부터 상권별 맞춤 특화 매장을 늘려왔다. 쇠퇴기에 접어든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내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당시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고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CJ푸드빌은 기존 빕스 오리지날 매장에 프리미엄 요소를 강화한 ‘프리미어’와 ‘테이스트업 플러스’를 추가했다. 프리미어 매장은 ‘프리미엄 스테이크 다이닝’ 콘셉트를 적용해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디자인했다.

테이스트업 플러스 매장은 트렌디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특화 매장은 프리미엄 요소를 강화하며 고객에게 최적의 만족도를 제공하려는 방안”이라며 “단계적 일상 회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매장을 방문했을 때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빕스가 패밀리 레스토랑의 돌파구로 특화 매장을 선택한 까닭은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진행했던 빕스 체질 개선 과정에서 “(급변하는 트렌드에 비해 빕스에 대한) 너무 늦은 투자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며 변화를 서둘렀다. 빕스는 오는 연말까지 특화 매장 비중을 전체 매장의 70%까지 확대하고 프리미엄 가속화에 나선다.

전략은 적중했다. 프리미어 매장 전환을 진행했던 빕스 등촌점은 전국 매장 중 줄곧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스카이라운지 콘셉트의 목동 41타워점 역시 레스토랑을 넘어 지역 대표 공간으로서 고객 만족감을 자아내고 있다. CJ푸드빌은 “상권과 고객 라이프스타일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재단장한 매장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빕스의 특화 매장이)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특화 매장에 대한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올해 빕스 우수 고객 멤버십 ‘빕스 매니아’ 고객 방문 수가 일반 고객 방문 대비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CJ푸드빌은 “프리미엄 매장 고객 만족도가 오리지날 매장보다 높다”며 “샐러드, 20여종의 수제·세계맥주, 디저트섹션 등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가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 레스토랑 간편식으로 온라인 돌파구


특화 매장 변신과 동시에 빕스는 성장하는 온라인 외식 시장에 대한 돌파구도 마련했다.

레스토랑 간편식(RMR) 시장 진출이다. 레스토랑 간편식이란 유명 쉐프 혹은 고급 레스토랑 메뉴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식품을 말한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는 “최근 성장 중인 RMR은 ‘외식 메뉴를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여 냉장고에 넣었다가 내가 먹고 싶을 때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간과 공간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 카테고리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빕스 역시 센트럴 키친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RMR 시장에 진출했다. 센트럴 키친이란 공장에서 대량으로 식재료를 전처리하거나 반조리한 상태로 사업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빕스는 지난 2018년 12월 ‘바베큐 폭립 오리지널’을 출시하며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빕스를 살펴보니 자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요리법이 있었다”며 “성장하는 RMR 시장에 자사 조리법을 활용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빕스는 RMR을 기반으로 배달·포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빕스는 25개 배달 전용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빕스의 RMR 시장 진출은 외식업의 한계인 ‘위치(location)’을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문 교수는 “RMR 시장이 외식업 성장의 열쇠가 될 수 있다”며 “RMR을 구매한 사람들이 ‘실제 매장에 가서 먹으면 맛이 어떨까?’ 하며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RMR 판매는 외식업과 온라인 모두가 시너지가 나는 것”이라며 “(외식업체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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