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소비자금융을 취급하는 국내 17개 은행은 임대차(전세)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의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금액 범위 내’로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예컨대 세입자가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셋값이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오른 경우 지금까지는 기존 전세대출이 없다면 오른 전셋값의 80%인 4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전셋값 증액분인 1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다만 전세대출을 새로 받는 대출자들은 지금처럼 전셋값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예컨대 보증금 4억원짜리 전세를 새로 계약하는 경우 80%인 3억2000만원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 신청이 가능한 시점도 바뀐다. 지금은 입주일과 주민등록 전입일 중 빠른 날부터 3개월 이내면 대출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전세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까지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반드시 잔금을 치르기 전에 전세대출을 받아야 하고 이미 내 돈으로 잔금을 치르고 나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비대면 전세대출 문턱도 높아진다. 내 집을 한 채 가진 1주택자는 비대면 신청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고 반드시 은행 창구에서 대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창구 방문이 어렵다면 미리 비대면으로 전세대출을 신청해놓을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전세대출이 실수요가 아닌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에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전날 ‘가계대출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전세대출은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전세대출도 DSR 산정에 포함하는 등의 추가 관리방안을 가동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는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 전세대출이 다시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가수요를 걸러내기 위한 은행권의 규제와 함께 전세대출의 질적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에 나선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분할상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전세대출 분할상환 우수 금융사에 정책모기지 배정을 우대하는 방식 등이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양적 증가 관리와 함께 분할상환 확대 등 질적 건전성 제고를 통해 외부충격에 대한 대응력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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