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가 합병될지, 또 시그나그룹이 국내에서 추진했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과 헬스케어 사업을 처브그룹이 이어갈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홍콩에 있는 건강 보험 사업은 매각에서 제외된다. 거래 가격은 총 57억5000만달러(약6조9000억원)이다. 모든 협상 절차는 내년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추후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의 합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합병을 통해 라이나생명의 TM(텔레마케팅) 채널과 처브라이프의 방카슈랑스 채널 등 각사의 영업 채널 강점을 살려 업계 내 영향력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처브그룹이 국내 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었던 찰나, 같은 ‘기업 문화’가 인수 대상을 삼는 데 주효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내년쯤 보험사 M&A가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처브그룹 같은 경우에는 한국 보험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 라이나생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라며 “특히 기업문화라는 게 인수에 있어서 생각보다 큰 문제인데, 두 회사는 미국 그룹으로 기업 문화가 같아 두 회사의 행방에 대해 점쳤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나생명은 매각 방식이나 합병 여부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라이나생명은 처브 그룹으로 인수된 후에도 라이나생명 브랜드로 영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라이나생명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시그나그룹은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한국 손해보험업 진출을 위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안건을 승인한 바 있다. 6월에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법률자문사로 선임하는 등 공식 설립 절차에 착수했다. 7월에는 라이나생명이 디지털 손보사를 위해 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활용 등 인공지능(AI) 분야 인재를 채용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외국계 1호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대해 주목했다. 시그나 그룹이 미국 3위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인 만큼, 헬스케어 강점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은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였다.
현재 라이나생명이 디지털 손보사 추진 업무를 최소화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나그룹이 한국에서 계획하던 신사업 업무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처브그룹이 국내에 에이스손해보험을 두고 있는데 라이나생명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해 자본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 채용된 경력직들에 대한 업무도 조정될 전망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 진행이 더뎌지고 있는 게 사실” 이라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확실하게 진행될지 안 될지 모르겠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이 시그나그룹를 등에 업고 박차를 가했던 헬스케어 사업 역시 주춤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라이나생명은 헬스케어 플랫폼 ‘튠H’를 10월 오픈 일정에 맞춰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튠 H와 관련해 라이나생명 파트에서 현재 담당하고 있는 부분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라이나생명 측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매각으로 시그나그룹은 54억달러의 세후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라이나생명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이나생명을 이른바 ‘알짜배기’ 회사로 키우는 데 노력했던 직원들이 그룹간 매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는 입장이다.
현재, 라이나생명 직원협의회는 집단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를 설립해 고용 승계, 매각위로금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그나그룹이 리스크 없이 최대한의 마진을 남기고 한국 보험시장을 떠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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