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IB)가 화장품업계의 3분기 예상 실적을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11일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를 앞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미래가 녹록치 않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중국인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는 ‘내수 소비 강화’ 정책을 펼쳤다. 이후 화장품 규제, 정책을 속속 발표하며 허위와 과대광고 단속, 처벌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화장품 효능, 효과를 20종으로 구분하고 인체 적용 시험, 소비자 사용 테스트, 실험실 시험, 문헌자료 및 연구데이터 제출 의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화장품 효능·효과 홍보 평가 규범’을 수정했다. 8월에는 화장품 생산허가, 생산관리, 경영관리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화장품 생산경영 감독 관리 조례’에 “일반 화장품은 특수 화장품 관련 효능을 홍보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LG생활건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지 법인으로 중국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국 상해에 현지 법인이 소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C-뷰티(차이나뷰티, China Beauty)가 K-뷰티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9년과 2020년 중국 내 화장품 시장 내 점유율 상위 10대 기업을 비교해 보면 2009년에는 10위 안에 드는 중국 브랜드가 없었다. 반면 2020년에는 상메이(上美, CHICMAX), 바이췌링(百雀羚, PECHOIN), 쟈란(伽蓝, JALA)이 각각 7위, 9위, 10위를 차지하며 높아지는 C-뷰티 위상을 실감케했다. 김성애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2015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었으나 2016년부터 현지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며 “(오는) 2025년부터 현지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뷰티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과 매스티지(준명품) 자리를 차지하던 한국 화장품이 중국 현지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에 밀려 일종의 ‘낀 브랜드’가 된 것이다. 에스티로더, 디올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며 카테고리와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기존 중국 내수 브랜드는 급격하게 준명품 자리로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대중, 준명품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중국 Z세대의 돌풍이 무섭다. 이들은 중국 전체 인구의 18.1%를 차지한다. 중국의 Z세대는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역사와 애국심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것이 특징으로 중국 브랜드 ‘애국 마케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중국 색조 1위 브랜드 ‘화시즈(花西子)’는 ‘중국의 미’를 강조하며 중국 Z세대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중국 6.18 행사 당시 화시즈의 성적을 보면 알리바바, Tmall 기준 색조 화장품 1위를 기록했다.
이에 투자업계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3분기와 4분기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화장품은 중국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라며 “2분기 4분기와 달리 대형 온라인 이벤트가 없었으나 라이브커머스 관련 마케팅 투자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3분기에 숨, 오휘, CNP와 생활용품 관련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진행하며 마케팅 투자를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 3분기 매출액은 2조1060억원, 영업이익 392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 하누리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 3분기 매출액은 1조898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입지 악화가 자사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호조를 무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지영 애널리스트 역시 아모레퍼시픽 3분기와 4분기 모두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3분기 중국 시장 변화에 따른 이니스프리 부담이 강해지고 있다”며 “4분기 역시 광군절 시즌 마케팅이 부담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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