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롯데리츠로 국내 상장 리츠 중 1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리츠 AMC(자산관리회사) 설립을 논의중이다. 리츠가 무엇이길래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이토록 리츠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 롯데리츠를 설립해 백화점과 마트, 물류 센터, 아웃렛 등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롯데리츠의 자산 운용규모는 약 2조 4350억원이다.
국내 상장리츠 중 1위로 올해 총 617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리츠는 총 299개며 총 자산 규모는 68조 4000억원이다. 이 중 상장 리츠는 13개, 7조 4000억원 규모다. 정부가 지난 2019년 9월 리츠 활성화 방안을 낸 후 코스피 상장 리츠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통기업은 전국 각지에 백화점, 마트, 물류센터 등 사업 특성상 부동산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은 많지만 그에 반에 현금 운용은 쉽지 않다. 유통기업들은 현금이 부동산에 묶여있다는 특성을 활용해 보유 부동산으로 리츠를 운용하고 자산유동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소비패턴이 빠르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며 온라인 사업 투자가 더욱 절실해진 것도 배경이 됐다. 유통기업들은 보유한 부동산을 리츠에 매각하고 임대료를 내는 방식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고 재무제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야구단,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등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투자 부담이 커졌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비용 3조 4400억원을 포함해 올해 인수 비요으로만 약 4조 3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가 리츠AMC를 설립하게 되면 자금 확보 및 보유 부동산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매각과는 다르게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으며,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공모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발생하는 법인세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 특례도 적용된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 보유 부동산은 장부가액 기준 약 8조원에 달한다. 100여개가 넘는 전국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고양, 서울·부산 조선호텔등이 포함된다.
1995년 이후 자산 재평가를 한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가치는 이보다 몇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계자는 “유통업의 특성상 핵심 요지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상승이 더욱 높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롯데리츠를 상장한 롯데그룹도 부동산 자산 관리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쇼핑이 50% 지분을 가진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의 점포를 자산으로 운용하는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와 롯데물산 등 계열사를 통해 부동산 정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중동점을 비롯한 5개 점포와 물류센터 토지 등 1곳을 롯데리츠에 양도하기로 한데 이어 올해 3월 유상증자를 완료하고 롯데쇼핑의 백화점 2곳과 마트 2곳, 아울렛 1곳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김포 물류센터 등 8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산을 편입했다.
롯데리츠가 투자하는 자산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 총 2조4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추가 자산을 편입함에 따라 연간 예상 임대료 수익은 757억원에서 1100억원 수준으로 약 3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수익금을 나눠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와야 가치가 높아진다”며 “이 점이 리츠 사업과 유통산업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진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기업은 리츠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츠AMC는 백화점, 마트와 같은 고정 임대 유통기업의 부동산을 리츠로 운용함으로서 가치를 높여 안정적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오프라인 마켓이 더욱 확장되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면목고정자산 치중을 피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리츠를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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