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금리와 수수료, 배당 등 금융권의 경영판단사항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자율적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입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업계와 소통과 협의를 거치겠다며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약속했다.
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정책과 감독의 기본 원칙으로 금융회사의 창의와 자율을 존중하는 시장 친화적 정책·감독을 제시했다. 고 위원장은 “금리, 수수료, 배당 등 경영 판단사항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이는 금융위 설치법 제2조에서 천명하고 있는 금융정책·감독의 기본 정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설치법 제2조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업무수행 시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금융안정과 거시건전성 관리 등 정책 목적상 불가피한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도 목적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개입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근해 시장 친화적·시장 중심적 방식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모든 조치들은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시장참여자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 수준은 자산시장 과열과 상호 상승 작용을 유발하는 등 이미 그 부작용이 위험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등 향후 경제‧금융환경 불확실성까지 고려한다면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자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과도하게 지원되는 가계대출은 없는지,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잠재위험은 없는지 등에도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자산버블을 부추기는 가계대출은 없는지 직접 책임지고 점검해나가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적극 협조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내에서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고 위원장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치를 기존 5~6%에서 6% 이내로 수정했다. 그는 “가계부채 관리 여건이 지금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앞서 5~6%대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가능한 한 6%대 선에선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 추가대책은 9월 추이 등을 고려해 추석 이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지금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들을 추진하면서 추석 이후에 9월 (가계대출 증가 추이) 상황을 보면서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현재 실무적으로 20~30가지 세부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규제 가능성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고 위원장은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전세대출의 경우 실수요자가 많으니 실수요자가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 여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고 위원장은 “이자상환 유예에 대해서는 연장하자는 의견도 있고 부실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다음주 확정안을 발표하기 전에 좀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자상환 유예 조치도 연장된다면 연착륙 방안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환경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금융회사의 창의와 혁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금융규제 체계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고 위원장은 금융권의 주요 규제개선 과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빅테크 등 IT 기술 발전과 저성장·저금리·저출산·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한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개선 사항 등과 관련해 금융권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지속해나가고 현장감 있는 금융정책을 추진해 금융권의 자율과 창의·혁신을 적극 뒷받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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