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 21곳을 선정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15일까지 대부업체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결과, 최종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정된 업체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리드코프, 태강대부, 에이원대부캐피탈, 바로크레디트대부 등 21개사로, 해당 요건을 갖추면서 '대부업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된 것에 따라, 도산 위기에 직면한 대부업자 중 우수 업체를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를 마련했다.
이번에 선정된 21개사는 전체 대부업권의 6.5%로 적은 비율이지만, 금융당국은 이들이 차지하는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전체의 85% 수준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도·지자체까지 다 포함하면 우리나라에 약 6000개의 대부업체가 등록돼 있는 만큼 대부업이 굉장히 영세한 업권"이라며 "몇천 개의 업체 중 몇십 개만 선정된 것을 보고 굉장히 적은 비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된 21곳은 앞으로 은행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은행들은 내규상 대부업자에게 무조건 대출을 금지하거나 별도 절차를 두어 사실상 대부업체와의 거래는 금지해왔다.
최근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이 대부업 프리미어리그에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SC제일은행과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을 제외한 13개 은행은 이달 중 내규 개정을 마무리하고 대부업권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에서의 상품 중개도 허용된다. 핀다와 핀셋, 핀마트, 팀윙크, SK플래닛 5개의 온라인 플랫폼 업체는 9월 중 대부중개업 등록을 준비 중이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 요건의 법제화와 총자산 한도를 기존 10배에서 12배로 완화하는 대부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대부업 프리미어리그가 얼마나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된다고 해서 은행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는 건 아니다. 은행 내규가 완화돼도 각 은행별 별도 조건으로 신청과 심사 과정을 거쳐 대출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추후 돈을 빌려주지 않는 은행도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권 관계자는 "은행의 우수 대부업자 자금조달은 법으로 강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 은행에서 건정성을 인정받으면 다른 은행에서의 대출도 수월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대부업권에 자금 조달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은행 대출이 잘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아직까지 플랫폼 업체에 지불해야 되는 수수료 책정이 안 된 상황에서, 대부업자들이 중개 수수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대부상품 중개 영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돼서 좋다"며 "하지만 문제는 수수료다.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정된 21개 업체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정기적인 유지조건 심사를 받게 된다. ▲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60% 또는 금액이 신청시점 대비 90% 이상 유지 ▲저신용자 만기 시 연장승인률을 선정 시점(직전 반기) 대비 9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이 조건을 2차례 만족하지 못할 경우 선정이 취소된다.
또한 매년 2월과 8월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 신청 수요를 받아, 선정요건에 부합하는 경우 우수 대부업체로 추가 신청할 계획이다.
업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당국이 어떤 액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대부업 프리미어리그가 빨리 안착될 수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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