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최대 집값 상승률을 기록헀던 세종시의 집값이 올해는 주춤하고 있지만, 땅값 상승률은 2분기 기준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의 특별공급이 폐지되면서, 외지인들의 수요가 다시금 세종에 모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집값 하락을 틈타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정부청사 이전설부터 서울~세종 고속도로까지, 호재 타고 우상향한 세종 부동산
반면 올해 세종시는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9주 연속 집값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인 7월 19일 기준 0.05%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상승 전환하긴 했지만, 누계치를 살펴보면 2.64%로 작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상승폭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더불어,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론이 대선 정국을 앞두고 지지부진해진 것이 영향을 줬다.
1분기 역시 세종의 땅값 상승률은 2.1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세종의 땅값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5%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세종 땅값은 연간 10.62%의 상승폭을 나타내며 역대 최고 상승률은 물론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세종시의 땅값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는 정부부처 이전설을 포함한 수많은 호재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의 세종 이전 거론과 더불어, 단계별 개통을 예고한 서울~세종간 고속도로·2030년까지 조성 예정인 행복도시 등이 맞물리며 세종에 대한 투자수요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 인근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지난해 특히 세종 집값과 땅값이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던 외곽 지역까지도 투자 문의가 쏟아졌다”며,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세종 구석구석까지 보러 오는 투자자들이 많아 쉴 새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당분간 단기적으로 폭등했던 세종 집값이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세종 입주물량이 향후 2년 정도 감소할 전망”이라며, “대선 정국과 그 이후의 전국적인 집값 조정 등을 고려하면 우상향은 우상향이지만 작년만큼의 급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집값-땅값 급등한 세종, 기획부동산 주의보…투자 전 현지 임장·서류 확인 필수
이처럼 땅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세종시를 둘러싼 ‘기획부동산’이 판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획부동산이란 개발호재를 미끼로 그린벨트나 맹지 등 개발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토지 지분을 쪼개 불특정 다수에게 비싼 가격에 되파는 수법을 가리킨다.
세종시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세종지역 임야 중 20명이상 공유지분으로 된 토지는 381필지로, 이중 100명 이상 공유 지분 토지는 52필지에 달한다. 최근 3년새 법인 1곳이 수십 필지의 임야를 1800여건 공유지분으로 거래를 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두 달여간 세종시의 집값이 주춤한 데다,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 대상 특별공급 폐지로 인해 외지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획부동산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대비 지난 5월까지 전국 청약통장(종합저축통장 1·2순위 합산 기준) 가입 증가율은 세종시가 4.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세종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세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어렴풋이 ‘부동산이 뜨겁다니까 부동산에 투자해볼까’하는 마음으로 부동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기획부동산의 함정에 자기도 모르게 걸려들 위험이 크다”며, “특히 최근 가장 ‘핫’하다는 세종에 공무원 특공 폐지로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늘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투자에 앞서 현장 임장과 서류는 꼭 직접 확인하고, 투자 과정에서 지분등기나 현장계약을 강요하는 사업자들은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게 좋다”고 제언했다.
세종시는 기획부동산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청과 합동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세금을 피하려는 탈법행위를 막기 위해 국세청에 관련 정보를 적극 제공하는 등 가능한 정책수단을 다각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기획부동산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시가 운영 중인 빅데이터시스템을 활용, 상시 발생하는 정보 분석을 통해 결과에 따라 투기가 의심 되는 기획부동산이 발견되면 세무서에 통보할 계획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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