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근원 CPI(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제외)는 전월 대비 0.9% 상승, 예상치 0.5% 상승을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도 4.5% 올라 예상치 4.0% 상승을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1991년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 5월에는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3.8% 각각 올랐었다.
채권시장은 대내적으로 금통위 경계감 속에 추경 규모 관련 흐름 등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과 관련해선 여당 의원들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강력히 주장한 가운데 정부와 어떻게 조율을 할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 CPI 급등에 美금리 1.4%대로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73bp 상승한 1.42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64bp 오른 2.0459%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01bp 오른 0.2648%, 국채5년물은 5.14bp 상승한 0.8460%를 나타냈다.
재무부가 실시한 240억 달러 규모 30년물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전월 2.29배에서 2.19배로 낮아졌다.
뉴욕 주가지수는 금리 상승에 긴장하면서 제한적으로 하락했다. 일부 금융기업의 실적 부진도 지수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7.39포인트(0.31%) 낮아진 3만4,888.79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5.42포인트(0.35%) 내린 4,369.21, 나스닥은 55.59포인트(0.38%) 하락한 1만4,677.65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물가 상승으로 금리가 오르자 강해졌다. 달러인덱스는 이틀 연속으로 상승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3% 높아진 92.7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68% 낮아진 1.1780달러, 파운드/달러는 0.49% 내린 1.381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75달러대로 올라서면서 2018년 10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의 증산 협상 교착상태로 원유공급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유가가 상방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1.15달러(1.55%) 높아진 배럴당 75.2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33달러(1.77%) 오른 배럴당 76.49달러에 거래됐다.
IEA는 "OPEC+ 회원국 간 이견이 해소될 때까지 유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지난 6월 초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재고 소진으로 3분기 재고 감소가 적어도 10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추경 확대 규모 점검 필요
당초 2차 추경은 적자국채 발행 없는 33조원 규모였다. 소득 하위 80%에게 재난지원금를 지원한다는 안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4차 유행과 함께 여당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공언하면서 규모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봐야 한다. 2조원, 4조원대 증가 등이 얘기가 나온 상황이지만,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는 반대하고 있다.
전날 국회 기재위에서 홍 부총리는 "31.5조 초과세수를 쓰는 상황인데, 적자국채까지 더 발행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이 규모 확대를 밀어붙일 수 있어 상황을 봐야 한다.
부총리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추가지원시 재원강구가 불가피한데, 걱정"이라고 했다.
추경안에 대한 국회 심시가 지속되는 가운데 손실보상금 확대 얘기가 게속된다면 시장이 지속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런 논란으로 장기금리가 오르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반기 국채 물량이 상반기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점 등을 감안해 수급 부담이 생각 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하는 것이다.
■ 금통위 경계감 혹은 기대감
금통위를 앞두고 1.5년 만기 구간 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벤트 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알렸다.
전날 시장에선 금통위 경계감과 추경 부담 재부각으로 일드 커브가 베어리시 플래트닝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소수의견이 없거나, 있더라도 1명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모습이었지만, 이벤트를 앞둔 긴장감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경기 우려를 강화시킬 수 있고 한은이 정상화를 한 템포 늦추는 길을 모색할 수도 있지만, 금리정상화가 금융불균형을 바로 잡는 목적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 코로나에 따른 경기 우려가 재부각됐지만, 그간 정부의 경기 자신감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 홍남기 부총리는 국회에서 막 G20 회의에 다녀온 분위기를 전하면서 "한국경제가 4.2%보다 더 뛸 것이란 의견이 국제사회엔 많았다"면서 "지금은 방역 상황 때문에 변수가 생겼다"고 했다.
부총리는 또 "G20에서 선진국들이 다 한국경제에 대해 놀란다. 외국은 한국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1천명 코로나 발생을 얘기하자 G20 선진국들은 '뭔 걱정이냐'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 4차 유행이라는 변수의 등장으로 통화정책방향, 추경규모 등이 어떤 조정을 거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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