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0원 오른 1,11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째 상승이다.
특히 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이러한 인플레이션 우려는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PPI는 전월 대비 0.8% 올랐다. 시장에서는 0.5%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5월 PPI는 전년 대비 6.6%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FOMC 경계가 자리한 가운데 코스피지수 상승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로 달러/원의 상승 압력 또한 극히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장 후반에는 오히려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면서 달러/원은 장중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015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가격 변동 없이 90.53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천34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3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극심한 눈치 보기…좁은 박스권 등락
시장참가자들은 자산시장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지만, 롱포지션 구축에 나서지 않았다.
미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만으로 그간 완화적 통화정책 강조해 온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스탠스가 변화할 것이라 보지 않아서다.
오히려 같은 날 전해진 소매판매 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 -0.8% 보다 감소 폭이 컸다.
연준은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달러 롱포지션은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관망세로 일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FOMC 성명과 점도표 발표를 확인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기자 회견에 대한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나서 포지션 설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동반한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숏플레이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 17일 전망…연준, 테이퍼링 언급 주목
오는 17일 달러/원 환율은 그간 짓눌렸던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FOMC 성명 발표와 파월 의장의 기자 회견 이후 대외 가격 변수, 특히 채권 금리와 달러의 움직임이 요동을 칠 수도 있다.
FOMC가 테이퍼링을 언급한다면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는 고조될 것이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원화는 국내 수출 호조와 코스피 강세 재료 등과 엮이며 강세 흐름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국내 주식 매매도 활발히 전개될 수 있고, 이는 달러/원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소매 판매 부진으로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FOMC 결과와 파월 의장의 기자 회견이 끝나봐야 가격 변수의 움직임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OMC가 테이퍼링을 언급한다 하더라도 강도 측면에서는 순화될 가능성이 크며, 국내 수급 환경을 고려할 때 달러/원 역시 1,120원선 중반 레벨까지 뛰어 넘는 급등 추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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