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매각 관련 진행 경과보고와 향후 출구전략 추진 방향 논의 등을 진행했다.
씨티은행은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며 “7월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빠른 속도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계 은행은 SC제일은행만 남아 반사이익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매금융 부문은 테크핀 기업들의 진출로 기존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고 있지만 틈새시장은 아직 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순이익은 2018년 3074억원, 2019년 2794억원, 지난해 1878억원으로 줄곧 내림세를 이어왔다. 한국씨티은행은 2017년부터 소매금융 부문을 축소해왔다. 2016년 말 133개였던 영업점포는 2017년 말 44개로 줄었고 현재는 39개로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기준 총자산은 51조7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0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늘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1분기 이자이익이 243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5% 증가했다. SC제일은행의 순이익은 2018년 2214억원에서 2019년 3144억원으로 늘어 씨티은행을 앞질렀다. 지난해 순이익은 2571억원으로 충당금 적립 등으로 전년보다 18.2% 줄었지만 한국씨티은행보다는 700억원가량 많았다. 총자산은 88조7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8.6% 늘었고 영업점포도 200개 넘게 운영 중이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빅테크·핀테크와의 협업, 인터넷전문은행 투자 등을 통해 고객기반을 넓히면서 오프라인 점포와의 시너지도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SC제일은행은 올 하반기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에 지분 6.67%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본사의 시장 공략 전략도 차이가 크다. 씨티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반 소매금융 부문을 대폭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해 왔다. 2014년에는 한국·일본 등 11개국의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을 매각한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한 달간 머물렀다. 윈터스 회장은 카카오뱅크, 토스, 페이코 등의 본사를 찾아 협업을 타진했다.
상반된 임금 구조도 두 은행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다. 한국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 수준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고, 평균 근속연수(18년2개월)도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긴 편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2000년대 초반에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도 씨티은행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9600만원으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16년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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