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이승주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6일 '금리 상승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 리포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연구위원과 이 연구원은 "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국내 금리 상승 추세는 국내 경제의 회복세 확대, 재정확대를 위한 국채 발행 증가 등으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된 저금리 추세의 변화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2020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1%였으나 2021년은 주요 기관별로 3~4%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2년은 소폭 하락한 3% 내외로 전망한다. 국내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노건엽 연구위원과 이승주 연구원은 "2000년 초 7~8% 수준의 국고채 금리는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1~2% 수준이 됐으며, 최근의 금리 상승만으로 장기 추세의 변화를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은 보험회사의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
보험회사의 운용자산 중 채권은 생보사 47.9%, 손보사 36.1%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에 금리 상승에 따라 신규 채권 투자는 좀 더 높은 이율이 기대돼 투자손익 개선이 가능하다. 생보사 보험료 적립금의 평균 부담 이율은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으나, 금리 상승에 따라 운용자산이익률이 상승한다면 이자역마진 부담이 축소될 수 있다.
이어 노 연구위원과 이 연구원은 "보험손익의 측면에서는 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인 물가 상승이 정비공임, 의료비 등에 반영된다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해 보험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성장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공시이율과 정기예금이율의 금리차가 확대돼 신계약의 저축성보험 비중이 증가했지만 지속적일지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생명보험의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은 2020년 1월 8.2%였으나 2021년 3월 13.6%로 증가했으며, 이는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율의 차이가 1%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노 연구위원과 이 연구원은 "저축성보험 수요는 금리뿐만 아니라 제도 변화, 판매채널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므로 성장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이 건전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행 보험부채 평가는 원가방식이므로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감소 없이 자본만 감소해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2017년 이후 금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운용자산 내 매도가능채권 비중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익이 반영되는 자본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증가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RBC(지급여력)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가용자본 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감소해 RBC 비율이 감소하게 된다.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확대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돼 이익이 감소한다. 가령 보험회사의 2020년 말 운용자산이익률은 3.1%지만 최근 발행된 보험회사 후순위채 이율은 3.3~4.8%로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은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금리 상승이 이와 같이 보험사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므로 부채 구조조정을 통해 근본적인 자본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노 연구위원과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노건엽 연구위원과 이승주 연구원은 "후순위채와 같은 자본성 증권을 활용한 자본관리는 만기 도래에 따라 재발행이 요구되며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라며 "계약 이전, 계약 재매입, 공동재보험 등을 활용한 부채 구조조정은 초기 비용이 발생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활용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금리 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자본관리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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