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총 74억달러(약 8조4000억원) 투입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 투자 내용은 현지 전기차 생산기지 건설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미국산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한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기지 위치, 생산량 등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그룹은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에 따라 현지 생산 설비를 확충하겠다"고만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 확대 이외에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 사업 분야에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미국 에너지부(DOE)와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 및 연료전지시스템 기술혁신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는 각각 인수합병(M&A)와 합작투자(JV)를 단행한 바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모셔널이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모셔널은 오는 2023년 미국 공유택시기업 리프트에 로보택시 시스템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UAM은 미국 워싱턴에 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확정했다.
그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극적인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는 극히 적었다. 테슬라·GM·포드 등 현지 기업을 제외하면 일본 닛산 정도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공격적인 전기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우선 구매)'으로 대표되는 자국 제조업 부흥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발표도 이러한 정치적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이번 투자가 예고된 바 있다.
특히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한 점이 주목된다.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도 정상회담 전후로 미국을 향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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