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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메가 트렌드, ESG 투자 매력은? (3) 자본시장 강타한 착한 투자 열풍…투자매력도↑

기사입력 : 2021-04-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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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메가 트렌드, ESG 투자 매력은? (3) 자본시장 강타한 착한 투자 열풍…투자매력도↑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내내 국내외 경제가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한 투자처가 있다. 바로 메가 트랜드로 꼽히며 급성장 중인 ESG 투자다. 특히 올해 들어 증권사의 ESG 채권 발행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고조되는 환경 및 사회 문제에 관한 관심이 ESG 채권의 가파른 성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해를 기점으로 ESG 관련 투자자산의 규모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확 커진 ESG 채권 시장, 3년 만에 77배 ‘껑충’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SG 채권 상장 잔액은 지난 4월 2일 기준 100조 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ESG 채권이 2018년 1조 3,000억원 규모로 처음 상장된 뒤 3년 만에 약 77배 성장한 셈이다.

ESG 채권이란 조달자금이 환경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및 지속가능채권을 지칭한다. 사회적책임투자(SRI) 채권이나 사회공헌채권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ESG 채권 시장은 국내·외에서 환경과 사회 문제 해결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발표와 탄소 중립 선언 등으로 녹색 투자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 증권사들도 지난 2월부터 ESG 채권 시장에 줄줄이 첫발을 뗐다.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삼성·KB·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 등 현재까지 증권사 5곳에서 ESG 채권을 발행한 상태다.

가장 먼저 ESG 채권을 발행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2월 16일 1,100억원 규모로 공모회사채 형태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5년 만기에 발행금리는 1.548%이었으며 녹색 사업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 투자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 뒤를 삼성증권이 바짝 뒤쫓았다. 삼성증권은 2월 25일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선보였다. 수요도가 높아 기존 7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을 증액 발행했다.

KB증권은 3월 4,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며 1,100억원을 ESG 채권으로 발행했다. 올해 9,000억원에 달하는 ESG 채권 발행 주관을 맡으면서 업계 선도를 유지하고 있는 KB증권은 ESG 관련 투자 및 융자 상품 출시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2019년 증권사 최초로 외화 SRI 채권 발행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원화 SRI 채권 발행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5년물 원화 SRI 채권은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최고등급인 SB1 등급을 받아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높였다. 올해는 ESG 투자와 경영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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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ESG 투자, 수익률도 고공행진

지난해를 기점으로 ESG 관련 투자자산의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리서치기관 ETFGI에 따르면, 2020년에만 ESG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 상품(ETF 포함)에 약 899억 5,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2019년 순유입금액 277억 9,000만달러의 무려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세가 동반되며 총 운용자산도 1,870억달러로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ESG 관련 수익률도 파죽지세다. 전 세계적으로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ESG를 중시하는 글로벌 투자 트렌드와 맞물린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도 ‘E’, 즉 청정에너지 관련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인베스코 솔라 상장지수펀드(ETF)’로 무려 240%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맥글로벌태양광에너지지수(MAC Global SEI)를 추종하고 있는데, 여기서 비중이 가장 높은 주택용 태양광발전 기업 엔페이스에너지 주가는 한 해 동안 600%가량 급등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미국 주식형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 5개 중 3개가 친환경 에너지 관련 펀드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ESG는 가장 뜨거운 테마로 손꼽힌다. 지난해 말 삼정KPMG가 발간한 ‘ESG 경영 시대, 전략 패러다임 대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 펀드 순자산 규모는 2월 기준 3,900억원가량으로 2018년(1,451억원) 대비 2.6배 급증했다.

또한 인수·합병(M&A) 딜 소싱과 밸류에이션 과정에서도 ESG가 중대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데, 지난해 5,000억원 이상의 국내 대형 M&A 중 40% 이상이 ESG와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사업장 폐쇄, 공급망 붕괴 등을 경험하며 비재무적 가치를 고려하는 ESG 경영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향후에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기업들에 대한 ESG 경영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 역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S’ 사회책임투자도 부각

그동안 ESG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S’, 즉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는 재무 성과뿐 아니라 근로 여건, 기업문화, 지역사회 기여도 등이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반영되는 투자법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과 함께 조직, 기업문화 등 사회위험요소(social risk factor)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기업들의 경우 사회위험요소에 소홀한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환경위험요소가 반영되는 ‘E’의 경우 해당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량 측정 등을 통해 투자 결정이 가능한 데 반해 사회위험요소는 명시적 지표 산출이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많은 ESG 평가기관들이 직원 만족도와 기업 재무 성과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이 역시 분석 대상 기업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부 ESG 평가기관들은 온라인 설문 및 광범위한 주제의 기사와 보고서를 사회적 위험요소 판단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의미하는 ‘G’의 경우 해외 선진국은 물론 주요 아시아국 가운데서도 한국 기업들이 유독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공정경제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이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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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펀드에서 직접투자까지 방법도 다양화

이처럼 ESG가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ESG와 연계된 다양한 투자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ESG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과도 맞물려 있어 투자 문화의 성숙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측면도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글로벌 ESG 자금은 40조 5,000억달러에 육박하는데, 올해에는 50조달러(5경 5,000조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SG 투자자금 가운데 ESG 기업에만 투자하는 ESG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도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10억원(설정액 기준) 이상 규모의 사회투자책임펀드(SRI펀드)는 무려 50여개에 달하며, 이들 펀드에 유입된 투자금도 3개월간 3,200억원을 넘어섰다. SRI펀드는 ESG 요소를 적극 반영하는 펀드로,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된 것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열풍과 별개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국내 ESG 관련 펀드의 3개월(12월 말) 수익률은 14.64%로 다른 테마인 공모주펀드(5.29%), 금펀드(0.06%)와 비교해도 월등한 성과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관련된 글로벌 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ESG ETF는 주요 지수산출기관이나 ESG 평가기관의 ESG 평가가 반영된 지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수산출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다양한 방법으로 ESG 요소를 지수에 반영한다.

MSCI ESG 스크린드(Screened) 지수는 ESG 기준을 토대로 부정적인 산업·기업(핵무기, 담배, 주류 등)을 지수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을 사용한다. 각 산업에서 ESG 평가가 가장 우수한 기업들에 투자하고 싶다면 MSCI ESG 리더스(Leaders) 지수를 활용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수소자동차 등 ESG 요소를 경영 전략에 도입하는 ‘착한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도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부터 반도체 사업장의 평가 기준에 ESG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석탄 관련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SK는 일찍부터 계열사 16곳에 ESG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전사 차원의 ESG 경영을 강화해왔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까지 대규모의 배터리 전기차(56만대) 및 수소 전기차(11만대) 생산을 목표로 내걸었다. 또 한화는 유럽에서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된 분산탄 사업을 매각했으며, 탄소 배출량이 많은 포스코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ESG는 기관투자가의 윤리적 측면에서 강조됐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클린에너지 부상으로 지속 가능성이 실질적인 수익률로 연결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이며 이들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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