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더해 최근 외국인이 꾸준히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지난해 유동성 장세에 이은 실적 장세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도 강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65.0조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9.3조원을 공시했다.
9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증권사 컨센서스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지만, 주가는 기대가 컸던 만큼 이날 주가는 하락했다.
LG전자는 매출액 18.8조원, 영업이익 1.5조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각각 전기비 0.1%, 133.4% 늘어난 것이며, 전년비로는 27.7%, 39.2% 증가했다.
7월말 사업철수를 결정한 휴대폰 부문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가전을 중심으로 LG전자는 역대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공시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에 기록한 1.2조원을 뛰어넘었고 매출액은 18.8조원을 나타냈던 작년 4분기 수준을 웃돌았다.
■ 올해 지속될 실적장세와 최근 낮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신한금융투자의 김상호 연구원은 "실적장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밸류에이션 제한과 기업이익 개선으로 주가 상승 속도보다 기업이익 개선속도가 빨랐다"고 지적했다.
한국시장의 글로벌 지수 대비 상대 강도가 연초부터 하향 추세를 지속 중이었지만, 이익은 글로벌 대비 개선 폭이 확대되고 있어 기대감을 키운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시간가중 효과만으로도 연말까지 13% 이상의 상승여력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시간가중 효과는 12개월 선행 EPS가 연말로 갈수록 2022년 EPS에 근접해진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롯데케이칼, S-Oil, POSCO, 현대건설기계, 키움증권 등을 중심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면서 IT, 화학, 정유, 철강, 기계, 증권 등의 업종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대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가운데 이번 실적시즌 종목간 차별화가 적지 않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아울러 같은 업종 내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계업종의 경우 전반적으로 기대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두산밥캣이나 현대건설기계는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웃돌고 한국항공우주, LS ELECTRIC 같은 종목들은 예상을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종목, 업종간 차별화 장세
경기회복 국면을 맞아 시크리컬과 관련된 종목들은 계속해서 양호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진단들도 많다.
예컨대 화학, 철강 등 경기에 민감한 소재주들이 더 갈 수 있는 등 기대감을 피력하는 모습들이 엿보인다. 하지만 실적시즌을 맞아 종목별 차별화에 대한 시각도 강한 편이다.
주가지수가 여전히 레인지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별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 선반영 정도 등을 감안해서 접근하는 게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인데, 실적에 따라 따로 움직일 듯하다"면서 "실적 기대로 먼저 오른 철강이나 화학 등은 1분기나 2분기 피크 가능성 때문에 계속 가기는 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컨콜 얘기까지 들어보고 2분기 전망을 해야 할 듯하다"면서 "월말까지는 오락가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종목별로 접근하는 게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 최근 매수 강도 높인 외국인...실적장세 속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
이런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행진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코스피지수가 한 달 반만에 3,150선에 도전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오늘을 포함해 5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 기준으로 지난 1월 개인이 역대 가장 두드러진 25.9조원을 순매수할 때 외국인은 5.9조원을 순매도했다. 당시 기관은 20.0조원을 대거 순매도했다.
2월엔 개인이 9.6조원 순매수하고 외국인이 2.1조원 순매도했다. 3월엔 개인 7.6조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5조원을 순매도했다.
2분기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선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전일까지 4거래일 동안 개인이 1.1조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9조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와 함께 주가지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고 3천선 돌파의 발판이 마련됐던 만큼 이번엔 실적 시즌과 함께 외국인이 이런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작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도의 유동성 장세가 이어졌지만, 대략 10월부터 시장은 빠르게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점을 확인한 뒤 패시브 자금들이 적극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최근 외국인 매수 증가가 그 전조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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