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 증시로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이커머스 시장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으로 또 한번 이슈가 되고 있다. 상황별 시나리오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숏리스트 기업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편집자주 〉
다만 5조원대의 인수가격으로 위험 여론도 적지 않다.
강희석닫기강희석기사 모아보기 이마트 대표는 지난달 24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본입찰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본입찰 시기가 확인된 바 없고 인수전에 참여할지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정해지면 IR을 통해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의 미온적 태도는 이베이 인수가 ‘독이 든 성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 인수가액은 5조원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성장에 따른 투자라고는 하지만 단독 인수할 경우에는 기업 재무상에 큰 무리가 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7일 네이버와 커머스ㆍ물류 등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에는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백화점 1000억원이 포함됐다.
여기에 이베이 인수까지 참여하며 업계는 이마트가 온라인 시장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의 온라인시장 강화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인수 후 긍정 시나리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이다.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에 이은 세 번째 규모다. 2020년 기준 161조에 달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이다.
거래액 4조원 규모, 시장 점유율 3%대의 SSG닷컴을 운영하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거래액 24조원, 점유율 15%로 쿠팡을 뛰어넘어 네이버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마트의 경우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 최고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베이 인수가 성공적일 경우 국내 유통 온·오프라인 최강자 타이틀을 갖게 된다.
여기에 지난달 네이버와 맺은 협약까지 시너지가 더해지면 온라인 시장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갖게된다. 네이버ㆍ이베이의 이용자수와 온라인 인프라, 이마트의 오프라인 인프라, 여기에 오픈마켓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이베이의 기술력이 SSG닷컴의 오픈마켓 ‘쓱 파트너스’와 더해지면 대규모 인수가액을 능가할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인수 후 부정 시나리오
이베이의 인수가액은 5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숏리스트에 포함된 4개의 기업들은 모두 예비입찰에 4조원 규모를 제시했다고 한다. 욕심이 나는 입찰이지만 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3조원 규모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하지만 쿠팡 상장 이후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고 이베이는 꾸준히 흑자를 내온 유일한 이커머스 업체이기 때문에 여러 요소가 맞물려 가격을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가 최대 5조원을 들여 인수 후에도 온라인 시장 공백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이베이는 이커머스 업계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세는 한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인 15%와 쿠팡 매출 성장률 91%와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성장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이베이의 약점을 이마트가 보완하는 것이 인수 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베이의 주요 사용 연령층은 4, 5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2, 30대 고객은 이커머스 1, 2위 업체인 네이버와 쿠팡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4, 50대 고객의 경우 여유로운 자본을 바탕으로 소비 총액은 크지만 시장 경기에 따라 소비 패턴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은 요즘 2, 30대 고객은 자신을 위한 소비를 중시하며 비교적 시장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다.
따라서 2, 30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신세계는 야구단 SSG랜더스 창단 등 전 세대와의 소통을 넓힐 수 있도록 전방위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방법들이 시장 결과로 확실히 나타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 인수 불발
인수가 불발될 경우 이마트의 온라인 점유율은 5%미만으로 유지된다. 이커머스 강자로의 도약은 장기 레이스가 될 수 있다. 다만 비용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보다 53%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온라인 강자와 비교할 경우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외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다각적으로 추진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내 오픈마켓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마트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출 규모를 키우며 사업 역량을 드러냈다. 인수가 불발되도 앞으로의 이마트 온라인 사업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161조에 달한다. 2025년에는 2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그 어느때보다 많은 이슈의 중심에 있는 가운데 누가 한국의 아마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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