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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전기차’ 자동차 新시장 플러그인 (3) 전기차 전성시대? 아직 갈 길은 멀어

기사입력 : 2021-03-3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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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국 김민정 기자] ‘자동차 전동화 원년’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와중에도 전기차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마냥 장밋빛 미래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전기차가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관련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전기차를 원활히 탈 수 있도록 돕는 충전소·폐배터리 처리 시설 등 기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문제 심각… 주거 특성에 맞는 해결책 필요

충전소 부족 문제는 전기차 시장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2017년부터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정부 당국이 충전소를 설치하는 속도가 차량이 증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탓이다.

전국 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 수는 중국의 0.8%, 미국의 1.4%, 일본의 10.1% 수준이다. 전기자동차 수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충전기 개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급증하는 전기차 충전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환경부는 수소 충전기 108기 이상, 휴게소·주유소 등 이동거점을 포함한 전기차 급속 충전기 1만 2,000대, 완속 충전기 8만 4,000대 등을 도입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자원통상부 역시 지난 2월 25일 ‘제5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통해 의무설치 대상을 대형마트·백화점·대기업 소유건물·100세대 이상 아파트로 규정하고, 신축건물 의무설치 비율 현행 0.5%→2022년 5%, 기건축물 2022년 공공건물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민간건물에도 2% 설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연립·주택 등 세대는 공공 충전시설 개방 의무화를 통해 충전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노외주차장에 친환경차 전용주차구획을 전체의 5% 이상 설치하거나, 완속 충전시설의 충전시간을 12시간으로 상한하는 등 주차·충전 전반의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공간’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이 곳곳에서 발목을 잡는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의 61%가 아파트 형태의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중 가장 보편적인 형태인 민간아파트는 전기차 충전기 도입을 위해 입주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전기차 차주들이 거주 단지에 충전기 설치 또는 투표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미 주차난이 심각한 가운데 내연기관 차량을 사용하고 있는 입주민 입장에서는 부족한 공간을 만들어 조성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소규모 가구,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서 다수의 세대가 밀집한 다세대·연립주택 등 주택가에서는 관련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 부지확보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서다.

지난 2월 기준 서울시 관악구 내 인구 대비 세대수가 가장 많은 신림동(2만 1,859명 중 세대수 1만 7,338세대 / 세대당 인구 1.26)에는 관할구역 내 전기차 충전기가 단 1대 존재한다. 해당 충전기가 사용 중이라면 인근 다른 동을 찾아가야 한다.

물론 세대당 인구 기준으로 전기차 사용자를 추산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소규모 가구 밀집지역에서 충전기 부지 확보는커녕 주차 문제가 이미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데다, 이들을 향후 전기차 예비 사용자로 가정했을 때 세대당 수용해야 할 충전기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국가 차원의 계획이 곧바로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 현실에 맞는 충전소 인프라 구축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자동차 연료 가격에 민감하다. 충전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전기 요금이 비싼 급속 충전기만 확보하면 외면받을 것”이라며 “집·회사 등 장시간 충전이 가능한 곳은 저렴한 완속 충전기, 시내 주요 교통 거점에는 빠른 충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기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늘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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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관련 교육·인력 턱없이 부족…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도 시급

전기차 보급률 대비 이에 대한 정보들이 정리·보편화돼 있지 않아 관련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없고, 모터 발전기 내 인버터를 통해 배터리에서 발생한 직류전기를 제어하기 편한 교류로 바꿔 모터를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가동된다. 이로 인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수도 30%밖에 되지 않는다. 구조가 단순해져 고장률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까지 안전성 등 유의할 점이 많다.

현재 가장 보편화돼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발생시 열폭주 현상(과전류로 인한 스파크 현상)이 발생해 일반 ABC 분말 소화기로는 진압할 수 없고, 수분이 없는 고운 입자의 모래 성분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소비자는 물론 관련 소방시설 인프라도 갖춰진 곳이 드물다.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교육 또한 그동안 각 지방청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해오다 2019년에 들어서야 중앙본주차원에서 고전압차량 사고 대응훈련이 실시되는 등 뒤늦은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등 자체 플랫폼을 적용한 전용 전기차가 줄줄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충전구 위치·화대 대응 등 기초적인 매뉴얼뿐만 아니라 전기차 모델에 대한 소방교육 등도 지속 업데이트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2026년부터는 폐배터리 처리 문제도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통상 전기 용량이 초기의 80% 아래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폐배터리 배출 규모가 올해 440개(104톤)에서 2029년 7만 8,981개(1만 8,758톤)로 폭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10년 안에 약 10만대 차량분의 배터리를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부터 폐배터리 활용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세엽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술정책실장은 “전기차 사용이 끝난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재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재사용 배터리 품질·성능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 규모가 세계 각국보다 작은 만큼 기술력에서만큼은 다른 나라를 앞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의 경우 한국 기업은 자원과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다.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오로지 기술뿐”이라며 “차량 주행 성능, 배터리 용량, 생산·관리 능력 등 현재 강점이 있는 기술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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