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0원 내린 1,12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하루 만에 반락이다.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일(1,126.10원) 이후 7거래일만이다.
지난밤 사이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이 뉴욕 주식시장 강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는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오히려 강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FOMC를 앞둔 탓에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가 위축된 것도 달러/원 하락에 브레이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하고, 달러까지 약세로 돌아서면서 서울환시 전반은 숏분위기가 지배했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도 빠르게 줄면서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을 자극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962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1% 오른 91.84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4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 역내외 관망에서 숏으로 태세 전환
이날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오전까지만 해도 FOMC 경계심에 관망세를 유지했고, 달러/원 환율도 실수급에 연동하며 제한된 움직임을 이어갔다.
그러나 오후 들어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감돌더니, 달러/위안과 달러까지 약세로 돌아서자 환시 참가자들은 빠르게 숏물량을 늘리며 달러/원 하락에 베팅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지수도 다소 상승폭을 늘렸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크게 약화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환시 수급은 업체 네고까지 쏟아지며 공급 우위로 기울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선물이 상승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도 FOMC에서 미 채권 금리 상승 관련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파악된다"면서 "역내외 참가자들도 이러한 이유에서 오후 들어 숏물량을 늘렸고, 달러/원의 낙폭도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17일 전망…FOMC 경계 지속
오는 17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회의 결과와 미 채권 수익률 상승 관련한 연준의 코멘트 등을 주시하면서 달러 약세에 베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할 만한 가시적인 정책을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통제하겠다는 의지만 보여주더라도 글로벌 자산시장은 리스크온 분위기가 빠르게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 강세와 달러 약세가 동반하며 달러/원 환율의 하락 모멘텀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연준이 경제 전망 상향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내놓지 않는다면, 미 국채 수익률 반등과 함께 달러 강세 또한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FOMC 경계 속 눈치 보기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아무래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연준의 입장을 기다리면서 환시 참가자들은 숏 포지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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