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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 손절과 한은 단순매입 발표 후...

기사입력 : 2021-03-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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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1시20분 현재 국고채 금리...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11시20분 현재 국고채 금리...출처: 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전일 일드 커브 스티프닝 포지션의 언와인딩으로 큰 혼란을 겪은 뒤 이날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채권시장은 단순매입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상승과 전일의 여파로 약간 밀려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 낙폭을 키웠다. 그런 뒤 가격 낙폭을 크게 줄이기도 하는 등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A 증권사의 중개인은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무너진 것으로 봤는데, 이젠 손절이 거의 정리됐다는 말이 나오는 등 앞으로 상황을 예단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한은, 규모 2조원에 지표, 바스켓 채권 포함시켜 시장 안정 의지는 표현했는데...

한은은 전날 단순매입을 발표하면서 국고3년 20-8호와 국고10년 20-4호, 국고5년 19-5호, 국고10년 17-7호, 국고10년 16-8호 등 5개 종목을 매입 대상으로 제시했다.

한은은 국고채 매입여력 제고와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를 위해 매입 규모를 2조원으로 설정했다. 최근 한은은 상반기 중 5~7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예고했으며, 월평균 1.5조원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2조원 매입으로 결정됐다.

한은은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3년 지표물과 10년 바스켓 채권까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커브 스티프닝 포지션의 손절 등이 나면서 단기금리가 크게 올라 3년 지표물이 포함된 것이다.

통화당국 입장에선 단순매입 입찰 결과 등 시장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이 어느 수준에서 안정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B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으로선 경기회복세에 따른 글로벌 금리가 오르는 상황과 시장 안정 필요성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흔들림에 일일이 대응할 수도 없지만, 시장 변동성이 계속 크게 확대되는 것을 방치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 큰 타격 입은 채권 딜러들..손절 일단락된 후 방향성 주시

지난해 후반부터 시장금리는 국채 발행 급증에 따른 수급 부담, 경기 회복세 기대, 미국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국내 채권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 인플레 압력 강화 등으로 대외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안정을 찾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9일 오전엔 일단 스티프너 등의 손절 흐름이 끝이 나야 시장이 안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점들이 적지 않았다.

C 증권사 딜러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손절이 확실히 일단락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오전 중 손절이 거의 마무리 되는 것 같다"면서 "변동성과 함께 장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은 단순매입 더 적극적으로 나왔어야" VS "금리 상승국면서 시장에 일일이 응답해선 안돼"

이번 금리 급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딜러들이 많았던 만큼 한은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을 것이란 지적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다만 향후 당국의 조치 등을 놓고도 시장 딜러들간 이견도 보인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큰 어려움에 처한 딜러들이 많은데,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과연 입찰에 들어갈 수 있는 증권사가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한은이 여유롭게 상황을 점검하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나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조치에 비하면 한은의 조치는 미진한 것 같다. 호주,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적극적인데 한은은 FOMC 보고 행동하려는 것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이 딜러는 "물론 한은이 1.5조 할 것을 2조로 늘리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한 면피용 대응은 한 것으로 보지만, 금리 상승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내면서 더 적극 나올 수 있었다"면서 "오늘 2년 국채 입찰 결과도 궁금한데, 무난히 입찰을 넘기더라도 손 놓고 있으면 다음주 다시 망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시장 한켠에선 한은이 시장의 요구에 계속 응답할 필요없다는 얘기도 한다. 미국 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에서 한은이 페이스를 지키면서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F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하루 밀렸다고 단순매입에 3년 지표를 집어넣은 것은 과도하다"면서 "19-5호는 발행잔량 10조원도 안 되는데 넣었다. 한은이 시장이 원하는 대로 해주다가는 말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가 오를 때마다 개입하면 시장 기능이 어떻게 되느냐. 급한 사람들 말만 듣만 듣다 보면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개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오히려 단순매입을 늦추는 게 낮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는 "오늘 단순매입 여력을 FOMC가 있는 다음주에 남겨두는 게 나았을 것으로 본다. 금리 상승이라는 글로벌 폭풍이 걷히지 않았는데, 시장이 우는 소리 한다고 다 들어줄 필요는 없다. 발표 후 다음주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증권이 스팁에서 발을 빼는 모습들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아무튼 글로벌 금리 상승에 대한 두려움 속에 시장 안정을 희구하는 목소리는 많다.

G 딜러는 "일단 손절은 대략 일단락이 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가시적인 안정화 정책이 없으면 언제든 어제,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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