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일정 기간 동안 범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을 금지한다. 취업제한 기간은 징역과 집행유예가 종료된 시점에서 각각 5년과 2년이다.
다만 특가법상 취업제한은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지금까지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이 부회장이 복역기간 중 회사임원과 면회 등을 통해 경영활동을 지휘하는 '옥중경영' 허용 여부와 출소 이후 경영참여에 대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출소한 이후에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다수 총수가 취업제한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 부분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법무부도 문제 삼지 않았다.
당시 최 회장은 SK㈜·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미등기이사에 선임됐다. SK그룹은 "무보수 비상근인 최 회장은 취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논리를 따른다면 이 부회장은 출소 즉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로, 2019년 이후 미등기이사로 삼성전자를 지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형식상 모든 지위에서 물러난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 회장의 길을 따를 수도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집행유예를 5년을 선고받고 7개 계열사 모든 이사직에서 일괄 사퇴했다. 이후 취업제한 기간인 2019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비공식적으로' 경영 전반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 회장은 2015년부터 본인 이름으로 된 한화그룹 신년사를 매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화가 힘있게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인 항공우주 분야도 김 회장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부회장이 과거 사례를 따르지 않고 법무부 장관이 최종결정하는 취업승인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경우든 결국 정부의 결정에 달린 문제이기에 법률상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법률이 모호해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법무부 방침이 공식적으로 결정되기 전에 먼저 삼성이 입장을 밝히기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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