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SK, 카카오 등 대기업 계열사 상장이 줄줄이 대기하는 가운데, 빅딜(Big deal)을 대거 수임한 KB증권이 전통 빅3(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다. 또 이해상충 이슈가 주관사 선정을 좌우하는 틈새로 대신증권의 약진도 부각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한화종합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페이지(3월 카카오엔터 출범), SK IET, 야놀자,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증시 입성이 잇따라 점쳐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2021년 IPO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도 2020년 12월 LG화학 전지(배터리) 사업부문 물적 분할로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로 최소 50조원 이상이 거론되는 초대형 IPO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대표주관사 자리는 KB증권이 차지했다. KB증권은 최소 2조원대 주관실적을 딜 하나로 쌓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1조원 규모였던 지난해 국내 증권사 1위 대표주관 연간 실적을 단숨에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 IPO에서도 국내 대형사를 제치고 크레디트스위스(CS)와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며 신흥강자 면모를 보였다. KB증권은 한화종합화학, 카카오페이지 IPO에서도 대표주관을 맡았다. 빅3 장벽이 견고했던 주관시장에서 KB증권은 올해 IPO 1위 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2017~2018년 1위를 차지하고, 이후 2년간 각각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게 내줬던 IPO 대표주관 왕좌 탈환을 겨누고 있다.
전통강호인 NH투자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주관으로 포문을 연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과 카카오페이지 대표주관사도 맡았다.
지난해 왕좌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경쟁사들의 거센 위협을 맞닥뜨리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 IET 주관사단(공동주관사)에 포함되면서 올해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주관경쟁에 뛰어들지 못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롯데렌탈 대표주관사에 NH투자증권과 이름을 올려 빅딜 공백을 일부 채우게 됐다. 삼성증권도 IPO 빅3를 겨누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연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피비파마) 대표주관사로 IPO 흥행을 이끌었으며,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도 맡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전통 빅3가 제외된 LG에너지솔루션 IPO에서 공동주관사 자리를 차지했다. 카카오페이,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위한 공동주관사도 따냈다. 세 곳의 기업가치를 합하면 초대형 IB들의 웬만한 대형 딜보다 ‘알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투자도 LG에너지솔루션의 IPO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려 전통강호가 배제된 경쟁에서 기회를 잡았다.
◇ 플레이어 다양화 노크하는 IPO
올해 IPO 딜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향후 주관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빅딜을 수임한 트랙레코드(실적)에 이점이 있는 만큼 기존 전통강호가 계속 유리한 입장에 서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경쟁업계 IPO 주관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강화된 가운데 이번에 신흥강자들이 잘 완수하면 대어급 주관경쟁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플레이어 층도 두터워질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기업가치 산정 등에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만 수혜도 입을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증시호황으로 IPO를 타진하는 대어급 기업들이 많아 보수도 두둑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시가총액이 수 조원에 달하는 기업 상장 주관 대가인 수수료 이익은 막대하다. 흥행할 경우 이른바 ‘성공보수’도 기대할 수 있다.
전체 자본시장 차원에서도 올해 유례없는 큰 시장이 열려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상당히 올라온 만큼 IPO에서 가격산정 부담이 지난해보다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며 “예정한 딜을 제대로 완수하느냐에 따라 최종 주관 성적표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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