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현대차·기아차는 내연기관차에 대한 디자인 변신에 집중했다. 아반떼·쏘나타·그랜저 등 스테디셀러(오랜 기간 꾸준히 잘 팔리는 상품)로 이름난 세단 모델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은 현대차그룹에게 위기이면서도 친환경·첨단 기업으로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 신차가 최선봉에 선다.
파라메트릭은 컴퓨터 수식을 이용해 연속적인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손으로 그려낸 모양과 달리 수식에 따라 일정한 원리를 가진 패턴이 만들어진다. 아반떼·그랜저·투싼·싼타페 등 최근 현대차에 적용된 그릴 패턴이 이러한 방식으로 탄생했다.
픽셀은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명암을 가진 점으로 표현된다. 아이오닉5의 콘셉트카 ‘45’ 램프에서 이같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E-GMP 신형 전기차는 올해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실차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사전 공개된 콘셉트카만으로 해외 저명한 디자인상을 휩쓸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 콘셉트카 ‘프로페시’는 지난해 10월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레드닷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탔다. 한국차 브랜드로는 최초의 성과다.
프로페시는 메끄러운 선이 돋보이는 세단형 전기차 콘셉트다. 2022년 출시가 예정된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가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45’는 레드닷디자인상(본상), iF디자인상(본상), IDEA 디자인상(동상) 등 3대 디자인 대회에서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는 정의선 회장의 대표적인 경영 성과다.
특히 정 회장은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현대차그룹에서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디자인 혁신을 완성해 왔다.
정 회장은 2006년대 기아차 사장 재직 시절, 폭스바겐 디자이너 출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해 K-시리즈를 론칭했다. 이는 적자에 허덕이던 기아차가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통해 흑자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정 회장이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디자인 혁신이 이어졌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각각 벤틀리 출신 이상엽 전무와 BMW·인피니티 출신 카림 하비브 전무다.
정 회장은 디자인부문 인재 관리에도 각별하다. 지난해 잠시 현대차를 떠났다가 재영입 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대표적인 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에서 근무한 스타 디자이너다.
2015년 현대차로 영입돼 2018년부터 현대차·제네시스·기아차 디자인을 총괄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돌연 회사를 나왔다. 동커볼케 사장은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타향 생활을 하다보니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6개월 만에 동커볼케 사장을 다시 영입했다. 그가 고향인 유럽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OO)라는 직책을 새롭게 만들어 자리에 앉혔다.
현대차그룹은 “동커볼케 부사장이 그룹 일원으로 다시 합류한 것은 회사와 인재 사이의 지속적인 소통과 상호 신뢰 및 존중에 바탕을 두고 최고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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