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은 암호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VASP)의 ‘실명계좌’를 통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했다. 실명계좌는 같은 금융회사에 개설된 가상자산 사업자의 계좌와 고객계좌 사이에서만 금융거래를 허용하는 계정을 말한다. 특금법 시행 전부터 영업해온 가상자산 사업자는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 즉 오는 9월까지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후 당국에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실명계좌 개시 기준으로는 고객 예치금 분리 보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신고 불수리 요건 비해당, 고객 거래 내역 분리 관리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은행은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행위 위험을 식별, 분석, 평가한다.
업계에서는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70여곳에 달하는 중소거래소 가운데 살아남는 곳은 5~10여곳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소는 사업자 요건을 맞추기 위해 ISMS 인증과 AML 시스템 구축, 실명계좌 발급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고팍스, 한빗코, 플라이빗, 캐셔레스트, 후오비코리아 등이 실명계좌 발급을 위해 시중은행들과 접촉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실명계좌 발급은 결국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AML 역량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들이 다른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AML 위험 평가는 전적으로 은행들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서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적극적으로 실명계좌를 발급하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개정 특금법 시행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받으면 은행들도 그에 따른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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