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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의 조지아에 대한 미련과 블루웨이브에 대한 금융시장 우려

기사입력 : 2021-01-05 14:35

(최종수정 2021-01-0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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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선거 주장엔 변함이 없다 이미지 확대보기
해가 바뀌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선거 주장엔 변함이 없다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금융시장이 미국 정치권의 블루웨이브 현실화 여부를 놓고 숨을 죽이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1월 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 모두 승리할 경우 민주당이 사실상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차지하면 상원의 구도는 50:50이 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민주당의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상원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 조지아가 쥔 미국정치의 운명..트럼프, 새해에도 변함없는 사기선거 주장과 조지아에 대한 미련

미국 조지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이 간발의 차로 트럼프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당시 같이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선 주법(州法)에 따른 과반 득표자가 없어 2명의 후보 중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결선 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이번 상원 결선투표에선 양당의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화당이 2석 중 하나만 건지더라도 블루웨이브를 막을 수 있지만 결과를 낙관하긴 곤란하다.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차지하게 되면 규제 강화, 증세, 적극적인 재정부양 등의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2석이 아니라 민주당이 더 큰 권력을 쥘 수 있느냐와 관계된다.

민주당이 이번에 2석을 모두 이겨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 혹은 민주당의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미국 정치권의 갈등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 상당수는 11.3 대선이 부정선거로 얼룩졌다고 주장해 왔다.

조지아주는 수작업 재검표까지 한 끝에 조 바이든 후보가 이겼다고 발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적인 재검표와 거리가 멀었다고 본다. 조지아주엔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16명이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조지아주 주지사와 국무장관에서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의 트윗을 통해 이런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전 트윗에서도 "우리는 수개월간 전례없는 투표 사기를 목격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적으면서 막판까지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새해 들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에 대한 주장은 흐트리짐이 없다.

그는 4일 트윗에서 "우리가 말하고 있는 스윙 스테이트의 잘못된 득표지는 '아주 많고' 이는 선거결과를 결정짓는 규모"라며 "민주당원과 일부 공화당원은 이런 진실을 알지만, 여기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주저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 매체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 공화당 의원들이 지쳐가고 있는 식의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지아주에 대한 압박에 대해 상·하원의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4일 "여러 공화당 의원들은 월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국무장관 래펜스퍼거에게 조 바이든의 승리를 뒤집을 투표지를 찾으라고 한 데 대해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몇몇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거둬들이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조지아 주정부에 대한) 전화 압박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했다.

트럼프가 최근 조지아 주 관리들과 11.3 대선과 관련해 이런저런 요구를 한 사실이 알려진 만큼 이 부분이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미국의 정치 관련 사이트인 파이브써티에이트(FiveThirtyEight)은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오차 범위내에서 앞서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이 5일 상원 선거를 공화당에게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 블루웨이브 관련 주식시장의 우려

4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S&P500지수가 55.42포인트(1.48%) 하락한 3,700.65를 기록하는 등 뉴욕 3대 주가지수는 1.5% 내외로 떨어졌다.

미국 월가는 미국 대선 이후 상원은 공화당이 수성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만약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해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될 경우 반기업적 정책 강화, 세금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이 부담을 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아울러 주식시장 섹터별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많다. 예컨대 바이든 정부가 재생에너지 지원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조지아에서 승리할 경우 이런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특히 바이든이 계획했던 2조 달러 규모의 기후변화와 경기부양책 등이 현실화되면서 주식시장 내에서 '정책 관련주'들의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란 인식들도 엿보인다.

아울러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종목들의 스타일이 변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JP모간은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될 경우 주식시장에선 그간 열심히 달려온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고 가치주들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1.3 대선 이후 많은 사람들이 당연시 여겼던 그림은 행정부와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 가져가는 구도였다. 또 상원은 공화당이 유력해 양당의 합의를 통해 조세정책이나 재정지출이 실행될 것이란 인식이 강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으면 바이든이 주장해온 중산층 복원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사회보장제도 강화,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등도 쉽지 않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증세는 공화당 반대로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면 친환경 정책 확대나 오바마케어 재구축 등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된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트럼프가 보여준 성장 중심의 기업친화적 정책은 일정부분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급속한 변화는 쉽지 않다는 게 일반론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 바이든의 기존 정책이 보다 탄력을 받게 된다. 재정정책 강화 속에 달러화는 계속 하락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 블루웨이브 관련 채권시장의 우려

바이든의 당선으로 채권시장은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여전히 그 여파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보다 힘이 실린다. 우선 바이든은 이미 천명한 것처럼 코로나 위기극복에 상당히 치중할 것"이라며 "그린 뉴딜 등 재정정책은 보다 강화되고 기업 감세 정책은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처럼 연준을 압박할 일도 없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옐런을 재무장관에 지명한 만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보조를 맞추게 된다"면서 "오바마 케어가 부활하는 등 돈이 들어갈 일은 더 많아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만큼 경기 모멘텀을 유지하는 정책을 펴긴 어렵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며 경기와 주가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가게 되고 달러 약세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적극적인 경기부양 차원에서 본다면 주식시장이 악재로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며, 채권시장의 부담도 더 커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에선 당장 재정정책 강화에 따른 물량 부담과 미국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 등이 여전히 살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이 현실화되면 일단 채권 수급 우려가 다시 한번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채 시장이 수급 우려를 상당부분 반영한 점이나 주가 하락에 따른 반사익 등을 기대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채권 금리의 방향은 위쪽일 공산이 크다. 국내 플레이어들은 미국시장이 선거 결과에 어떻게 반응하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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