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오늘(1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SK그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대면 신년회를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그 예산을 결식 취약계층 지원에 보태기로 했다.
이어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SK 역량과 자산을 활용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자고 구성원들에게 제안했다. 그 예로 결식 문제 해결을 위해 15년간 진행해 온 ‘행복도시락’ 사업을 언급했다. 현재 코로나로 전국의 많은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한 상황에서 ‘행복도시락’을 활용해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SK 구성원 여러분께,
올해 첫 인사는 아쉽지만 이 서신으로 드리게 됐습니다. 그룹 신년회라는 오랜 전통을 멈추고, 행사에 쓰이던 비용도 사회에 도움이 더 필요한 곳에 전하려 합니다.
유독 혹독한 시기를 보내며, 얼마 전 알게 된 김하종 신부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성남에서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 신부님은 코로나로 무료급식소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노숙자와 홀몸 어르신 수백 분에게 한결같이 따뜻한 식사를 나누고 계십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사회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손길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됩니다. 또, ‘우리는 사회에 어떤 행복을 더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SK는 구성원들의 노력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사랑과 지지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부침 속에서도 SK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 잘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허락한 기회와 응원 덕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기업이 받은 혜택과 격려에 보답하는 일에는 서툴고 부족했습니다. 이런 반성으로부터 기업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립니다. 이로 인해 이미 수 많은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업도 더 이상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사회 전체에 행복을 더할 기업의 모습이 무엇일지 앞으로 계속 고민해 가겠습니다.
물론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역량을 활용해 당장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많은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한 상황에서, 지난 15년간 아동 결식 문제를 풀어온 SK의 행복도시락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실천에 공감하는 새로운 파트너들과도 함께 손을 잡고 더 큰 희망과 더 큰 행복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SK 구성원 여러분, 올해도 우리의 일상은 녹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의 행복 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도전과 패기, 그리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모두의 힘과 마음을 모아봅시다. 저도 여러분 곁에서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그 봄을 재촉해봅시다.
2021년 1월 1일 최태원 드림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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