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강자’ SK하이닉스는 이에 대비해 올해 낸드플래시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시스템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기술 확보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20조원에 달하던 연간 영업이익이 2019년 약 2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1~3분기에만 약 4조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작년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 효과가 컸다. 이에 더해 반도체 수율 개선에 공을 들여 원가 절감에 의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잠시 주춤했던 D램 시장이 올해 초부터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버·PC·스마트폰 등 D램을 채택하는 주요 제품들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D램보다는 낸드플래시에 설비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시장 전체에 공급 조절 효과를 가져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제품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낸드플래시 사업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 80억달러(약 9조원)를 뛰어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말까지 당국 규제 승인을 받아 2025년 최종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11%로 5위권 기업에 분류된다. 인텔의 점유율은 약 9%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가 낸드 분야에서도 삼성전자(33%)에 이은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 것 말고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의한 경쟁력 강화 효과도 있다.
SK하이닉스의 주요 낸드 공급처는 스마트폰에 집중됐다. 여기에 비해 인텔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는 서버용 제품에 강점이 있다.
특히 인텔은 낸드플래시 연산처리 과정을 돕는 비메모리 반도체 일종인 컨트롤러에 대한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를 위로 쌓아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3D 낸드플래시의 안정성 강화를 위해선 필수적으로 보유해야 할 기술로 꼽힌다.
그간 SK하이닉스가 서버용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큰 존재감이 적었던 이유도 컨트롤러 기술이 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보낸 기고문에서 “기업용 SSD(서버) 시장에서 컨트롤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선발업체들이 확보한 기술의 진입장벽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SK그룹 내 다양한 사업과 연계한 시너지도 예상된다.
2021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하게 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박 사장의 겸임으로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책임과 역할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이 중시하는 AI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 주도로 ‘가우스랩스’라는 관련 전문기업이 설립됐다.
가우스랩스는 당장 반도체 제조공정 효율화를 위한 AI 솔루션 개발을 맡는다. 향후 에너지, 바이오 등 제조 관계사나 외부 기업에 이 솔루션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기반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관계사와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차량용 이미지센서(CIS)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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