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7월 매각설 등장
오비맥주의 매각설이 지속되는 이유는 AB인베브의 적극적인 M&A 행보가 꼽힌다. 해당 행보를 통해 부채가 급증해서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판매 부진까지 이어져 어려움이 가중됐다. 실제로 AB인베브의 중국 주식은 지난해 말 대비 35% 가량 떨어졌다.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여파로 글로벌 판매가 부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고려해 일부 사업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신제품・구조조정 돌입
오비맥주는 지난 16일까지 올해 2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다. 2010년 9월 30일 이전 입사자가 해당한다. 희망퇴직 신청 시 근속 10년 이상~15년 미만이면 24개월치, 15년 이상은 34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단, 정년까지 잔여 근속 기간이 34개월 미만인 직원에 대해선 위로금을 잔여기간만큼만 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말 그대로 희망자만 진행하는 것으로 그동안 10명 내외로 진행해왔다”며 “현재 인원을 알 수 없지만 희망자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외에도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청주 공장의 인력 80여명을 재배치했다. 50여명은 이천・광주 공장, 30여명은 아웃소싱으로 진행되던 업무를 인소싱으로 바꿔서 배치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외식시장이 축소, 청주공장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코로나19로 생산량이 줄어든 청주공장의 인력 효율화를 위해서 일부 인원을 재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순환배치는 어려운 시기 고용유지를 하기 위한 조치”라며 “청주공장 파견직도 다른 공장에 재배치해 근무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발생한 실적 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 역시 활발하다. 선공은 지난달 1일 등장한 발포주인 ‘필굿 세븐’이다. 기존 필굿(4.5도)보다 알콜도수를 2.5도 올려 ‘소맥족’을 겨냥했다. 소맥주 알콜 도수가 7도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을 통한 소맥주를 선호하는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는 판단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알콜 도수를 높인 행보는 젊은 층이 적지 않은 소맥족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소맥주 알콜 도수와 맞춰서 해당 타깃 계층을 유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비맥주의 경우 과거에 발포주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며 “최근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해당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필굿 세븐 등 라인업 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계 브랜드 출시도 앞뒀다. 오비맥주는 이르면 연내 무알콜 상품인 ‘카스 제로’와 ‘한맥’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구체적인 행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특허청에 ‘카스 제로(Cass Zero)’, ‘카스 0.0’ 상표 등록,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 제로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며 “아직 언제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스 제로를 통해 무알콜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은 해당 시장 성장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2012년 하이트진로음료의 무알콜 맥주 ‘하이트 제로 0.00(이하 하이트제로)’가 등장할 당시 이 시장은 연간 10억원 규모였다. 이후 주류사들이 제조공법이 강화돼 무알콜 시장은 급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2017년 선보인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이하 클리어 제로)’ 또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며 “저도주 열풍에 이어 알콜이 없는 ‘무도주’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조금씩 사로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쌀을 첨가한 신규 브랜드 ‘한맥’도 등장 시기를 조율 중이다. 한맥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출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천 공장에 구축된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개발한 이 상품은 국내산 햅쌀이 10%를 첨가한다. 500ml, 355ml 캔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품은 메가 브랜드 상품 전략을 펼쳐온 오비맥주의 변화를 의미한다. ‘카스’라는 메가 브랜드 아래 연계 상품을 출시해 온 오비맥주가 조금씩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2년 맥주 시장 1위를 차지한 이후 오비맥주는 ‘카스’라는 메가 브랜드 아래 세부적인 타깃층의 니즈를 맞춘 연계 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쳐왔다”며 “한맥 출시는 카스, 오비라거 외 또 다른 브랜드를 구축, 다(多)브랜드 전략 초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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