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작품의 충실한 가이드가 되어야 할 GM(game manager)이 실험용 ‘퍼스트 서버’가 아닌 실제 ‘라이브 서버’에서 신으로 군림하며 이용자를 조롱했다.”
넥슨이 서비스하고 네오플이 개발한 던파는 오락실 아케이드 스타일을 재현한 작품으로 이용자가 던전으로 가 몬스터를 쏘고, 잡고, 차고, 꺾는 격투 액션 게임이다.
많은 온라인 게임의 설정이 꾸준히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고 진입 장벽이 높아질 때, ‘빠른 플레이’와 단순함을 강점으로 내세워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넥슨에게 가장 많은 매출을 안긴 대표적인 효자 게임으로 지난해까지 130억 달러(약 15조2555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마리오, 포켓몬의 뒤를 이어 세계 게임 프랜차이즈 매출 7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넥슨에게 던파는 놓치면 안 되는 작품이다.
중국 정부가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 시스템’ 강화를 지시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로 알려진 가운데 자국 게임 산업을 키우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행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던파 모바일을 통한 상당한 수익 창출이 기대되던 상황에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하게 멈춰진 상황과 네오플 직원의 권력 남용 논란은 넥슨과 게임 업계 모두의 악재다.
사태는 지난 9일 한 던전 앤 파이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글을 올린 이는 생성된 지 두 달 밖에 안 되는 캐릭터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갑자기 강해진 일에 의구심을 품었다. ‘궁댕이맨단’이라는 캐릭터는 두 달 만에 최고급 장비를 높은 수치로 증폭, 강화한 아이템을 연달아 습득하는데 성공했다.
아무리 많은 금액을 투입하더라도 게임의 구조상, 운으로도 이와 같은 습득은 불가능한 가운데 많은 이들은 이 캐릭터의 게임 내 행적을 추적하고 나섰다.
유저들의 추적 과정에서 해당 계정은 인게임 업적 칭호 중 하나인 ‘용용 죽겠지’를 착용하고 새벽에는 또 다른 캐릭터의 칭호로 ‘한밤의 서커스’를 적용하며 이용자들은 계속 도발하고 조롱해 논란의 크기를 키웠다.
이에 운영사 넥슨은 개발사 네오플을 포함해 정식 조사에 나서, 던파 CM 중 한 명이 네오플 소유의 던파 재화, 아이템을 횡령해 5300만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을 밝혀냈다.
5300만원이라는 금액이 최종 결과가 아니고 중간 집계된 추산 외부 유출 금액이라는 점과 단지 한 명을 조사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더 큰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개발사인 네오플은 지난 1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지사항을 발표하며 사건의 경과를 알렸고 이전에 발생한 유사한 사건과는 달리 최초로 법적인 대처를 언급했다.
넥슨 측 또한 해당 직원에 대해 법적으로 허용되는 최고 수준의 징계와 강력한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향후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던파를 비롯한 네오플과 넥슨 유저들의 반응은 차가운 상황이다.
이번 사건의 주범이 지난 1월, 던파의 다른 이벤트에서도 사내 정보 유출이라는 사고를 저지른 인물인 점과 논란이 커지기 전인 지난달 한 유저가 의문을 제기했지만,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던 일 등이 싸늘한 반응을 낳고 있다.
또한, 네오플 직원들이 명함 인증으로 가입하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관련 커뮤니티에서 자사를 비판하는 글에 강한 반박 댓글을 다는 행태가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네오플이 법적인 대처를 말했지만, 이는 후속 조치일 뿐 가장 큰 문제는 유저들 사이에 불신이 팽배한 환경을 만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던파 외에도 과금 시스템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이면 어떤 게임이건 이러한 직원 비리, 횡령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사건으로 인해 게임 업계에서 과거 벌어진 유사 사건들이 언급되고 있다.
이어 그는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많은 유저들이 과금 없는 게임이나 기업의 원활한 상위권 플레이어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작품 유입으로 게임의 트렌드가 이동할 것이라고 미래를 예측했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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