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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면세점, 하반기 정지선 회장 셈법은

기사입력 : 2020-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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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점’ 없어 타사 대비 상반기 타격 덜해
내달 인천공항 입성…임대료 부담은 약점

▲ 사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사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면세점들에게 올 상반기는 ‘무덤’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객이 급격히 줄자 면세점 매출도 덩달아 급감한 영향이다. 2019년은 대비 객단가 상승, 동남아 고객의 유입 증가 등으로 국내 면세점들이 25조원의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해였기 때문에 올해 실적하락폭이 더 컸다.

2018년 11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내딛은 현대백화점그룹에겐 사업 3년 차에 맞은 재난이지만, 경쟁사들이 실적 악화에 허우적거리는 동안 매출액은 늘어났고 영업손실은 소폭 개선된 성적을 내놨다. 공항 면세점이 없다는 그간의 페널티가 코로나 정국에서는 이득이었다.

◇ 경쟁사 죽 쑤는데 매출 증가한 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백화점의 올 상반기 전체 순매출은 9662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이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 영업이익은 81.7% 급감했다. 백화점 사업 매출 및 영업이익은 8171억원, 60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 64.1%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객 부진이 길어진 타격을 입었다. 반면 면세점은 같은 기간 1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8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면세점 매출은 27%(419억원) 늘었고 영업손실은 56억원 개선됐다. 소폭이어도 꽤 선방한 성적이다.

올 상반기 주요 면세점 3사는 대규모 영업손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 반기 매출액은 1조4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735억원에 달했다. 호텔신라 TR 사업부문(신라면세점)은 47.4% 감소한 1조2898억원, 영업손실 965억원, 반기순손실은 1027억원에 달했다.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도 매출액이 45.7% 감소했고, 영업손실 694억원, 반기순손실 158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선방한 요인은 지난 2월 동대문점 오픈 덕분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은 무역센터점에 이은 두 번째 시내면세점으로, 기존 두타면세점 매장(두산타워 6~13층)을 5년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상권 공략은 물론 면세점 동대문점과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선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의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무엇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이 없었다는 게 ‘신의 한 수’였다. 면세점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과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만 이용이 가능하고, 국가 특허가 있어야 면세 사업권을 딸 자격이 생기기 때문에 관광과 유통, 특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공항 입점은 면세점 사업에 있어 핵심 요소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 이용객이 사라지면서 면세점 매출은 사실상 ’0원‘에 가까웠는데, 공항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발목을 붙잡아 영업손실을 가속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대기업·중견기업 고정임대료 50%, 중소·소상공인 75% 할인 정책을 적용하고 있지만 매출 하락으로 인한 영업손실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외관 전경. 사진 = 현대백화점면세점이미지 확대보기
▲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외관 전경. 사진 = 현대백화점면세점
특히 이달 할인 정책 종료를 앞두고 면세점 업계는 공항 면세점 임차료 인하에 목소리를 더욱 내고 있다. 다행히 하반기 들어서는 임대 비용 걱정을 덜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공항 면세점 임대 조건을 고정 임대료 납부방식에서 매출연동제로 바꾸는 등 추가적인 면세점 임차료 감면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서다.

면세점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임차료 문제가 조정된다면 1차 입찰 후 계약을 마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조건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인천국제공항에 면세점 개장을 앞둔 현대백화점면세점으로써는 더 없을 희소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제4기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DF7 구역(패션·기타) 최종낙찰자로 선정돼 내달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당초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DF7 구역 최소 자릿값(최소보장금액)은 406억원이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2분기 면세점 일 매출액은 3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40억원 수준까지 올라와 점진적인 매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9월 오픈 예정인 공항점의 임차료 부담이 낮아진다면, 연말까지 면세점에 따른 실적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봤다.

◇ 외형 확장에 집중하지만…여전한 ‘코로나 변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면세점 사업 진출 이후 외형 확장에 집중해왔다. 면세점은 보유 물량의 규모가 곧 사업경쟁력으로 연결되며, 이는 다시 교섭력 강화와 매입 단가를 낮추는 고리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장 확대가 필수다. 정지선닫기정지선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면세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6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면세점에 출자한 금액만 4500억원에 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은 무역센터점에 이은 두 번째 시내면세점으로, 기존 두타면세점 매장(두산타워 6~13층)을 5년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상권 공략은 물론 면세점 동대문점과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선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의 시너지도 노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동대문점을 열면서 내세운 목표는 전점 매출 1조6000억원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을 개점해 배포한 자료에서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기존 무역센터점을 MICE 특구를 찾는 비즈니스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면세점으로, 새로 오픈하는 동대문점은 20~30대를 타깃으로 한 면세점으로 각각 운영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동대문점 오픈을 통해 올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향후 3년내 면세점 매출 규모를 2조원대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부와는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상반기 면세점 사업 매출액이 2000억여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올해 목표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최근 번진 코로나19의 재확산세로 면세점 영업 정상화는 더욱 미궁 속으로 빠졌다.

다만 국내 면세점 매출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지난 5월 매출액은 1조179억원, 6월은 1조1130억원이었다. 지난 4월 9867억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만에 매출액이 12.8% 오른 것이다. 면세점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은 지난 4월 35만4362명에서 6월 57만2457명으로 61.5% 껑충 뛰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올 상반기 면세점 사업은 동대문점 신규 출점으로 고정비가 분산된 효과로 영업적자가 개선됐다”며 “인천공항 점포의 경우 임대료에 대해 공항공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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