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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적 죽 쑨 CJ CGV, ‘버텨야 산다’

기사입력 : 202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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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당기 순손실 규모 2900억원
터키 법인 TRS 계약은 여전한 부담

▲사진: 최병환 CJ CGV 대표이사
▲사진: 최병환 CJ CGV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CJ CGV에게 올 상반기는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었다. 영화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업계 중 하나다. CJ CGV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70% 쪼그라든 2849억원, 영업손실은 2000억원이 넘었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2900억원에 달했다. 업계 2위 사업자,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도 보릿고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임차료 지불 유예 요청,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과 전사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힘쓰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관객들이 늘고 있는 데다 해외 진출 국가 내 점포들이 서서히 영업 재개를 시도하고 있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대작들의 개봉 연기나 코로나 재확산 등의 요인으로 올 하반기 실적 정상화가 늦어지면 내년에는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 적자 더 커진 2분기, 비용 절감·유상증자 노력

CJ CGV는 올해 2분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 416억원, 영업손실 130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4819억원)과 비교할 때 91% 감소했고, 영업이익(235억원)은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4~5월 실적이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실적 하락폭이 더커졌다.

역시 코로나19의 확산 영향이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모든 진출 국가 및 자회사(CJ 4D플렉스)에서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일부 극장만 문을 닫거나 시간을 축소한 가운데 운영을 지속했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의 개봉 연기로 박스오피스가 대폭 축소되며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영업중단 장기화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영향으로 적자가 누적됐다.

게다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들을 위해 자금 수혈이 필요했다. 지난달 말 기존 주주와 우리사주조합 대상으로 2209억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청약에 나섰지만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재 영화산업 자체가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서다. 대중들이 모이는 시설인 만큼 실제 올 초부터 감염 확산세와 각국 정책에 따라 점포를 닫아야 했고, 하반기 들어서야 서서히 영업 정상화에 나선 상태다. 다행히 유상증자 대금 유입에 성공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해볼 만 하게 됐다.

부채는 쌓였고 매출은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고정 비용 개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30% 이상 개선했고, 비대면 서비스 등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는 극장 혁신 서비스를 앞당겨 도입했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 1644억원에 달했던 판매관리비가 올 2분기 51.3% 줄어든 801억원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들어 실적 개선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극장 관객은 469만2113명으로, 지난 4월 최저점(14만6076명)을 기록한 이후 줄곧 회복세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누적 관객만 430만6961명에 달한다. 코로나 영향으로 개봉 시기를 미뤄왔던 신작 영화들이 지난달부터 스크린에 데뷔한 영향이다. 국내의 경우 6월 <#살아있다>가 개봉했고, 이런 추세는 7월로도 이어져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등의 영화들이 흥행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CJ CGV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3분기와 4분기를 대비할 계획이다. 그동안 개봉을 주저했던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결정하며 영화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8월 26일 개봉을 확정했고, 이어 디즈니의 역작 <뮬란> 실사판,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원더 우먼 1984>, <블랙 위도우>,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이 개봉 계획을 밝힌 상태다.

아울러 한국영화 대작들 역시 미뤄왔던 개봉일을 결정하며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기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승리호>, <서복> 등 기대작도 올해 안에 개봉을 확정한 상태다. 아울러 상영 콘텐츠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e스포츠(게임) 중계나 뮤지컬, 클래식 공연 실황을 상영하는 ‘얼터콘텐츠(alter-contents)’다. CJ CGV는 얼터콘텐츠 팀을 결성하고 지난 6월 예술·문화 콘텐츠 브랜드 ‘아이스콘(ICESCON)’을 선보였다. 각종 공연 실황, 강연, 스포츠 생중계 등 비영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해당 작품 팬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문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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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환 CJ CGV 대표는 “올해 2분기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최악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각고의 노력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극장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언택트 서비스,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 구독모델 등 새롭게 연구하고 있는 신규 사업모델에 대한 도입을 앞당기고, 보다 미래 지향적인 극장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한국형 멀티플렉스’로 공격적인 해외 출점 영향…하반기 실적 회복 변수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전 세계 극장 영업을 재개하고 있어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휴업한 중국 점포들은 지난달 16일 중국 영화국이 영업 재개를 허가했다. 현재는 극장 139곳 가운데 74.8%인 104개곳이 정상 운영 중이다. 재개장 후 사이트당 관람객이 중국내 1위를 기록한 점은 고무적이다. <테넷> 등 개봉이 확정된 상태라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휴업을 시작한 베트남도 84곳의 극장이 문을 닫았지만, 5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영업 재개 허가를 받아 현재 70개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7월 한국 영화 <반도>가 현지에 개봉하며 전년 대비 50%까지 관객 수를 회복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시장이지만 비할리우드 영화만으로도 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터키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CGV 극장도 조만간 영업을 재개한다. 터키는 지난달 1일 영업 재개를 허가받았지만 콘텐츠 수급을 고려해 지난 7일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고 있고, 내달부터는 전 상영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정부의 영업 재개 허가 후 이달 말께 영업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점포는 3월28일부터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5개 극장이 문을 닫았으며 지난 4월 말부터는 전 극장이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 환 손실 이어지는데 TRS 계약 만료 다가오는 터키 법인

터키 현지 법인은 골칫거리다. CJ CGV는 2016년 메리츠종금증권과 함께 터키 영화관 소유 기업인 ‘MARS ENTERTAINMENT GROUP INC.(마르스 엔터)’를 6000억여원에 인수해 터키 영화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2018년 터키 경제 위기로 인해 리라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생긴 환 손실 등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CGV가 마르스 엔터를 인수할 당시 메리츠종금증권 등 FI(재무적투자자)와 계약을 맺은 TRS(총수익스와프)과 관련해 2018년과 2019년 각각 1776억원, 757억원을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잡았다.

이런 내용이 반영돼 같은 기간 1885억원, 239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 초에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반기 터키 매출은 아예 ‘0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6억원이었는데, 임차료 감면과 터키 정부의 휴업 인원 지원금 영향으로 2019년과 비교해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TRS 계약 만기는 내년 2분기에 예정된 상황이라 올해 하반기 실적회복이 늦어지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국면에서의 최악 위기는 지나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터키법인 관련 본사 TRS 계약만기가 2021년 5월로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 종식 시점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동사 주가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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