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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빠르게 영역 확대하는 4년차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기사입력 : 2020-08-08 08:04

(최종수정 2021-01-1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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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내 첫선… 금융회사들 앞다퉈 관련 상품 출시
단순 종목 추천에서 자산관리 등 서비스 영역 넓혀
변동성 큰 장서 수익률 방어 ‘톡톡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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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국 김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Untact) 시대가 열렸다. 기업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방향으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공지능(AI) 자산관리사인 로보어드바이저(RA)가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RA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를 합친 용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주식·채권 등을 사고 팔아 자산관리를 해주는 서비스이다.

지난 2016년 시작돼 현재는 주식거래는 금융상품, 자산관리(WM)·퇴직연금 시장까지 진출해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코로나 시대 로보어드바이저 ‘각광’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이 상담사(advisor) 역할을 하는 디지털 자산 상담 관리 서비스다. AI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증시·경제지표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과거 PB 센터를 방문해야 받을 수 있던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투자 성향과 목적에 따라 상품을 다르게 구성할 수 있고, 원할 때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도 가능하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찌감치 RA를 출격시켰다. 우리은행은 2017년 5월 ‘우리로보알파’, 하나은행은 2017년 7월 ‘하이로보’, KB국민은행은 2018년 1월 ‘케이봇쌤’, 신한은행은 2018년 12월 ‘쏠리치’를 각각 선보였다.

이 중 국민은행 케이봇쌤이 운영하는 펀드의 신규 가입금액은 올해 들어서만 1,406억원(3만 6,918건)으로 집계돼 지난 한해 동안 가입한 금액(653억원, 4만 347건)보다 2배 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언택트 확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케이봇쌤은 경제 상황이나 고객 투자성향을 AI 기술로 분석하고, 스스로 학습해 투자 전략을 세운다. 고객의 투자 규모, 성향 등을 고려해 수백 가지의 맞춤형 최적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가령 케이봇쌤의 위험중립형 포트폴리오에 가입했다면 지난 6월 12일 기준 최근 1개월 3.87%, 3개월 4.46%, 6개월 4.00%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RA를 선보였다. 우리로보알파는 편입 펀드 개수, 투자목적(은퇴·교육·결혼·여행·구매·주택구입) 및 기간, 투자지역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8월 중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를 개선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3개월 단위로 포트폴리오 교체를 제안하며 가입 후 24시간 제공되는 'My 자산진단' 보고서와 펀드몰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펀드뿐만 아니라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거래를 돕고, 하나은행을 통해 보유한 모든 연금자산의 현황도 정리해준다.

신한은행의 쏠리치는 펀드 상품, 자산 배분 비중의 쏠림도 등 고객이 보유한 상품현황을 매일 진단한다. 최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고객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연령에 따른 자산배분기준을 제시하는 등 퇴직연금 자산관리 노하우도 쏠리치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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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증권사도 관련 서비스 출시… 자산관리·연금 서비스까지 확대

국내 증권사들도 RA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거나 개별 업체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분야 역시 투자추천, 자산관리, 투자자문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8년 혼자 투자하기가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로보포트(Robo-Port)’와 ‘로보픽(Robo-Pick)’ 투자정보 서비스를 개시했다.

로보포트는 투자자문사의 포트폴리오를 추천 받아 투자자가 원하면 즉시 주문이 이뤄지는 모바일 전용 자산관리 서비스다. 로보픽은 로봇엔진을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유망종목을 발굴해 주는 제휴 서비스다.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 및 개인연금 자문 서비스에 RA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QV 글로벌 자산배분’을 기반으로 하는 일임형 서비스와 자문형 서비스가 지난해 20% 넘는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RA를 이용한 개인연금 자문 서비스 ‘NH로보 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자문형’을 선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고객의 투자성향과 목적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RA가 제시해주는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를 2016년 출시했다.

이후 PC 기반 홈페이지까지 확대해 신한금융그룹의 투자전략이 담긴 ‘S-Plan’(신한추천), 머신러닝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재무·주가 데이터, 해외지수, 금리, 뉴스 등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R-Plan’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사 RA를 기반으로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들을 출시했다. 특히 일반 펀드 대비 판매·운용 비용을 대폭 낮춰 장기투자 개인 고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알고리즘을 운용함으로써 펀드 운용 과정에 투입되는 인건비를 절감해 업계 최저 수준인 0.1% 내외의 판매·운용 보수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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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 속 투자대안상품 ‘각광’… ‘설명 가능한 AI’ 필요성도 대두

미국, 유럽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RA 시장이 급팽창했지만 한국은 2016년에 와서야 관련 상품이 하나둘 출시됐다.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가 2016년 10월부터 서비스 운용심사를 시작했고, 일부 금융회사가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서비스 이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17년 8월 5,825명에 불과하던 가입자 수는 2년 만인 지난해 9월 10만명을 돌파하며 20배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찾는 발길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기본적으로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손쉽게 리밸런싱까지 가능한 점이 꼽힌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펀드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AI를 활용한 투자는 ‘인간적’이지 않기 때문에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편향성과 오류를 최소화하고 알고리즘에 따라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반년이 지난 6월 12일까지 로보어드바이저(18개) 펀드 평균수익률은 -0.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액티브 주식 전체 평균수익률(-2.83%)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금융당국 또한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펀드·일임재산 운용업무를 위탁 받는 것을 허용하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에는 자산운용사가 아닌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경우 펀드·일임자산을 위탁 받아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투자자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위탁자(자산운용사 등)가 부담하는 등의 경우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로부터 수취한 운용보수의 일부를 분배 받는 방식으로 사업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기계적인 투자 실행이 아닌 고액 자산가들이 관심이 높은 상속, 증여 등에 대한 투자자문의 경우 대면으로 내밀하게 포괄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아직 한계점이다.

근본적으로는 AI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의사결정에 이르게 됐는지 설명하기 곤란하고 최종판단이 윤리적 기준에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설명가능한 AI(explainable AI)’ 관련된 논의인데 책임 법제로 뒷받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과 자산운용’ 리포트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간 차별화는 결국 양질의 데이터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며 “영역 별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축적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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