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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구 롯데칠성 대표, 주류사업 재건에 역량 집중

기사입력 : 202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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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노린 신제품 앞세워 난관 타개
음료 기댄 실적, 시장 점유율 회복 관건

▲사진: 이영구 롯데칠성 대표
▲사진: 이영구 롯데칠성 대표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주류 사업 재건에 성공할까. 롯데주류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이후 ‘클라우드·피츠’와 ‘처음처럼’ 등 주요 주류 제품 매출이 줄곧 곤두박질쳤다. 최근에는 신제품 출시와 MZ세대(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생 Z세대를 합친 말)를 노린 마케팅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1년 주류 사업에 첫 진출한 이래 ‘처음처럼’ 등 소주 실적을 기반으로 맥주와 와인, 위스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성장했다. 롯데주류는 2014년 4월 ‘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맥주 시장에 진출했지만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나 수입 맥주 공세에 밀려 시장 추가 확대에 실패하면서 적자폭을 키우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슈가 됐던 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르면서 주류부문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했다. 당시 롯데주류는 회사 홈페이지에 “일본 아사히가 한국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도 내놓으면서 적극 해명했다.

이후 올 초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가정과 업소용 주류 시장마저 매출이 뚝 끊기자 수익성 회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음료와 주류 부문을 나눠 운영하는 롯데칠성 특성상 두 사업 부문간 실적 차이가 두드러진다. 최근 3년간 이 회사 음료사업부의 매출은 2017년 1조5378억원, 2018년 1조5896억원, 2019년 1조7299억원 등으로 지속 증가세다. 반면 같은 기간 주류사업부의 매출액은 8064억원, 7567억원, 6996억원 등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4%에서 32.3%, 28.8%로 축소됐고, 올해 1분기에는 27.3%까지 낮아졌다.

영업이익 격차도 벌어지는 중이다. 음료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1120억원, 2018년 1440억원, 2019년 1666억원 등으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주류부문은 -394억원, -590억원, -589억원 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줄곧 적자행진 중이다. 깔끔한 맛을 강조한 레귤러 맥주 피츠를 2017년 출시하면서 반전을 꾀하고자 했지만 소비자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그 사이 경쟁사의 신제품이 흥행하면서 롯데주류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이 일본 불매 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은 데 이어 신제품 ‘진로이즈백’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주류로써는 분위기 전환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우선 한정판과 신제품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력 상품 ‘처음처럼’은 올해 4월 젊은 층 소비자를 겨냥해 래퍼 ‘염따’와 협업해 ‘처음처럼 플렉스(FLEX)’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롯데주류는 이 제품의 도수를 16.7도로 낮추면서 저도주를 선호하는 2030세대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애주가들 사이에서 증류식 소주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노려 ‘대장부23’을 선보이기도 했다.

맥주 야심작은 지난 6월 출시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다. 기존 클라우드와 마찬가지로 100% 올 몰트를 사용해 정통성을 이어가면서도 이 제품의 출고가를 경쟁사보다 100원가량 낮춰 ‘가성비’ 전략을 쓰고 있다. 젊은층과 직장인들을 포용하기 위해서다. 생맥주를 그대로 담아낸 듯한 신선한 맛에 톡 쏘는 청량감을 더했다. 기존 스터비캔(355㎖)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고 느낌도 슬릭(Sleek) 캔을 적용해 휴대성도 높였다. 캠핑이나 백패킹 등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산 프리미엄 맥주인 ‘클라우드’와 레귤러 맥주인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등 제품으로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통합 대표로 선임된 이영구 대표는 ‘주류부문 정상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09년 두산주류를 인수하며 주류 시장에 진출한 이후부터 음료와 주류를 나눠 운영하는 ‘각자대표’ 경영 체제를 고집했다. 이 대표는 음료 부문 대표를 맡아오며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을 인정받아 주류 부문까지 맡게 됐다. 이 대표는 1962년생으로 30년 넘게 롯데그룹에만 몸담아 온 정통 ‘롯데맨’이다.

1987년 롯데칠성에 입사한 후 롯데알미늄과 그룹 정책본부, 롯데칠성 음료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7년 롯데칠성 음료BG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영구 대표는 롯데칠성의 화학적인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2011년 이재혁 전 대표가 음료, 주류 두 부문을 통합해 이끌었지만, 내부 조직 체계는 그대로 분리돼 있었다.

이후 이영구 대표 체제가 들어서며 음료와 주류 부문 아래 각각 운영했던 경영기획, 생산, 인사, 물류 등의 조직을 통합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부문별로 운영했던 조직을 하나로 합쳐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조직 통합을 통한 빠른 의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목표다.

우선 생산, 물류 등 조직의 장을 통합 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단일화했다. 다만 조직 내 모든 음료-주류 부서가 통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부서 성격에 따라 음료와 주류로 나눠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어서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관리차원에서 합치는 게 가능한 부서들은 통합해 운영하고 있지만, 주류영업처럼 음료와 주류는 사업이 다른 부분이 있어 나누는 것이 효율적인 부서들은 지금처럼 각각 나눠져서 갈 수도 있다”며 무조건 합칠 것으로 정해진 상황은 아니고, 여러 방법을 선택지에 놓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2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2분기 매출액 6279억원, 영업이익 346억원, 순이익 1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3%, 25.1%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주류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식당이나 술집 등 이른바 ‘업소‘에서의 점유율 회복이 선행돼야한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 자체가 코로나 영향을 받고 있어 매출이 제한적이고, 우리도 그런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올해 신제품으로 내놓은 플렉스나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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