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04.25(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환보유액과 민간보유 美국채 활용한 외화RP 거래

기사입력 : 2020-06-30 15:2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ad
ad
자료: 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한국은행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외화 RP를 활용한 달러 유동성 공급 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은은 30일 "새로운 정책수단 확보 노력의 일환으로 경쟁입찰방식 환매조건부 외화채권매매를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한은 입장에선 외화자금 공급과 동시에 외화 채권을 매입하므로 외환보유액 규모에 변동이 없다. 또 매입한 채권은 언제든지 처분 가능하므로 외환보유액의 가용성도 제약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나 외평기금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한 외화채권을 환매조건부로 매입해 미달러화 자금을 공급하게 되면 특히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의 외화자금 수요를 일부 흡수해 스왑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거래실행 주체는 증권 및 자금 결제의 효율성 등을 위해 한국은행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 제도 시행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 후속 조치를 9월말 이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이 완성되는 9월말 이후 이 제도가 실행될 전망이다.

■ 외환보유액 활용한 달러 차입 길 열리다..향후 美정부기관채로 확대 가능성도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민간의 대외금융자산(부채성증권)을 활용하는 동시에 외화자금을 필요 부문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부채성증권은 2008년말 272억달러에서 올해 1분기말 2,253억달러로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규모가 늘어나면서 한은도 외환보유액과 연계해 외환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상기관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이며 업권별 외화 자금사정을 고려하여 필요할 경우 일부 업권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한 입찰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단 RP 대상 채권을 유동성과 안정성이 높은 미국채로 한정하지만, 필요할 경우 미국 정부기관채 등 여타 채권으로의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2월말 현재 보험사・증권사의 미국채・정부기관채 보유규모는 232억달러 수준이다.

공급 규모는 스왑시장 수급 상황 및 외화RP 대상증권 보유 현황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RP만기는 88일 이내에서 필요할 경우 조정할 수 있게 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규모 감소 없이 외화자금 공급이 가능함에 따라 대외건전성 악화 우려를 완화가 기대된다"면서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금융회사의 구조적 외화자금 수요를 외화RP를 통해 일부 흡수함으로써 스왑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이후 한은-기재부 협의..이 제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성격

5월말 기준 외환보유액 규모가 4천억 달러를 약간 넘는다.

한은은 외화RP를 통한 달러 공급을 위한 여건이 성숙한 것으로 판단했다. 외환보유액 활용도를 높이면서 금융 불안에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을 장착하게 됐다.

한은과 기재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3월부터 협의를 진행해 최근 제도를 시행하기로 결론을 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발행이 정례적으로 이뤄지지는 게 아니라 시장여건 상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실시된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뒤 여러가지를 생각하다가 이런 제도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 보험사 등 미국채를 들고 있는 금융사 등에서 달러 유동성이 필요할 경우 제도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재보는 국내 금융사들의 미국채 보유 수준 등 여건의 성숙도를 감안해 이런 제도를 출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희권 한은 국제총괄팀장도 "다층적인 정책확보 수단 차원에서 기재부와 협의하여 마련한 제도"라면서 "현재 외환시장이 불안해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내 금융사들이 이 제도를 활용한 투자 다변화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화 RP를 하고 싶은 증권사도 미국채가 있어야 하긴 하지만, 어쨌든 담보만 있으면 외화채나 KP를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이 제도가 달러 펀딩 마켓이 안 좋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달러 자금을 마련해서 갭핑을 하거나 다른 곳에 투자하는 용도로 활용할 성질의 제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 투자자들 달러 유동성 안전장치 하나 더 마련

투자자들은 새로운 달러자금 부족에 대한 우려를 막는 새로운 장치가 하나 더 등장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B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이번 제도로 지난 3월과 불안한 모습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심리적으로도 좀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튼 지난 3월처럼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상정하면 풍부한 외환보유액과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달러채권을 활용한 RP거래는 외화자금시장의 안정성을 더욱 강화시킨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도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미국채를 담보로 안정적인 달러 조달을 할 수 있다"면서 "시장 급변시 안정장치가 한 겹 더 쌓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한은, 외환보유액 활용한 외화RP 제도, 한미 통화스왑 연장 여부와 관계 없다

지난 3월 한국과 미국은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을 체결한 바 있다. 9월 19일까지 최소 6개월이다.

한은은 이 통화스왑 자금을 활용해 198.72억달러에 달하는 외화대출을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외화 RP가 한미 통화스왑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유상대 부총재보는 "그런 접근은 확대 해석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 부총재보는 연장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연장이 안 된다는 것은 (달러자금) 사정이 좋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고, 연장이 된다는 것은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했다.

■ 한미 통화스왑 가동되는 한...외화대출 입찰도 시장 불안하면 다시 할 수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은은 3월 31일 한미 통화스왑 자금을 이용해 외화대출을 처음 실시했다.

1차 입찰에선 84일물(100억원 예정)에 79.2억 달러가 응찰해 이 금액이 평균 0.9080%에 낙찰되고, 7일물(20억달러 예정)엔 8억달러가 응찰해 이 금액이 평균 0.5173%에 낙찰됐다.

이후 5월 6일까지 6차에 걸친 입찰이 진행됐다. 83일물 6차 입찰(40억달러 예정)에선 13.29억달러가 응찰해 이 금액이 0.2941%에 낙찰됐다.

금리가 상당히 낮아지는 등 상황이 많이 호전되자, 한은은 외화대출을 당분간 중단하고 시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LIOBR 금리 하락, 스왑레이트 상승, 외화예금 증가 등에 비춰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이 6차례에 걸친 대출 규모는 198.72억달러에 달했다.

이후 최근엔 84일짜리 외화대출 만기가 6월 25일 돌아와 한은은 롤오버하지 않고 대출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달러 유동성 사정에 문제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자생적인 능력으로 대처하길 바라는 조치였으며,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해결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당시 한은의 발표에 따른 심리적 요인으로 FX스왑이나 CRS 금리가 일시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정거래 욕구를 자극했다.

아무튼 9월까지 한미 통화스왑이 가동하는 가운데 시장이 불안해지면 한은은 언제든지 다시 외화를 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송대근 한은 외환시장팀장은 "시장 안정으로 지난 5월 6일 외화대출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입장이었으며, 84일물 만기가 돌아왔을 때는 롤오버를 하기보다 안정을 찾은 시장에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시장이 불안해지는 상황이 오면, 연준과 애기해서 언제든 외화대출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장태민 기사 더보기

증권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