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되는 PB 상품들은 예전과 다른 모양새다. PB는 유통업체가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직접 참여해 내놓는 상품을 말한다. 상품의 브랜드를 없애고 포장을 간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최대로 끌어올린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가 대표적이다. 과자류, 생필품류, 가전류 등이 시작었지만 최근에는 쥬얼리, 화장품, 신선식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의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미 의류, 쥬얼리, 속옷 등 다양한 부문에서 PB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끈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 '오노마'를 지난달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편집숍 시코르와 온라인몰 SSG닷컴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계획했던 목표 매출을 달성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화장품 PB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의류업 외 사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우선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기술력을 확보했고, 천연화장품 원료회사인 SK바이오랜드의 인수도 타진한 상태다. 한섬은 클린젠 주요 주주인 클린피부과, 프로젠과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 및 원재료 공급 체계 등을 협업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을 공략할 상품을 내년 초 내놓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신선식품PB 브랜드 '하루일과'를 선보였다. '매일 하나의 과일을 즐기는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고품질의 과일을 먹기 편하게 출시한다는 포부로 세척사과 품목을 처음으로 내놨다. 롯데홈쇼핑이 주요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품 차별화의 일환으로, 패션PB 'LBL' 등 기존 PB들의 성공을 거름 삼아 PB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로 한 영향이다.
유통업체는 그간 쌓아온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 기획부터 재료 수급, 판로까지 확보할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원가가 높아 이익률을 높이기 어려운 명품보다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온라인과 해외 직구로 눈 돌린 소비자를 끌어올 좋은 요인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가격으로 품질 좋은 상품을 국내에서 편리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의 PB 강화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등장 등 산업에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기존 유통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층 차별화한 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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