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갔던 국내 증시가 회복하면서 증권주가 함께 반등하고 있다. 특히 증시 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2분기부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주들은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대신증권·교보증권·현대차증권·유안타증권·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극에 달하던 지난 3월 23일과 비교했을 때 50% 이상의 주가가 급등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3월 23일 대비 56.2% 상승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장중 9만5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도 73.8%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71.2%), 삼성증권(+48.6%), 미래에셋대우(+93.6%) 등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는 약 2달 동안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당초 증권업종 지수는 코스피가 1900선을 회복하는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코스피 산업별 지수 22개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낮은 종목으로 집계될 정도로 그 회복세가 더뎠다.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른 실적 우려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코스피가 2200선을 넘보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까지 가세하면서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증권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반등에 따라 증권사들의 1분기 주요 부진요인이었던 상품운용수익이 2분기에는 회복할 전망이다. 또 20조원을 웃도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지수뿐만 아니라 증권사 실적 역시 빠르게 회복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여파가 연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으나, 정부의 신속한 유동성 공급, 거래대금 급증 등으로 일시적인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말까지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을 웃돌았다. 지난 3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총 28조557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4일에도 거래대금은 25조원을 넘어섰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수가 급락한 3월 말 40조원을 상회한 예탁 잔고는 5월 말 45조원에 육박했으며, 신용융자 잔고 또한 같은 기간 6조3000억원까지 하락했으나 현재는 10조원을 웃돌고 있다.
박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증권사들의 실적은 상품운용수익을 뺀 나머지 전 부문에서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라며 “2분기는 상품운용수익마저 흑자로 전환, 수익원 전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당국의 기업금융 활성화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금융에 적극적인 대형 증권주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지난 4월 16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 규제 유연화 방안’으로 건전성 규제가 한시적으로 완화됐다”라며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전제되는 경우 증권사 입장에서 기업금융을 확대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18일에는 리스크 관리 강화와 기업 자금 조달 활성화를 위해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라며 “유동화 증권에 대한 정보 제공 단일 플랫폼이 구축되고, 공시돼야 하는 정보가 구체화돼 증권사의 기업금융 부문 정보가 일부 제공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향후 증권주의 방향성은 글로벌 주식 시장 하락으로 발생한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에 따른 마진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여부”라며 “현재 글로벌 지수가 회복하고 있으나, 기초 자산 비중이 큰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이 회복돼야 정상화 수준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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