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한다. 이날 금통위는 지난달 21일 새로 취임한 조윤제·서영경·주상영 금통위원 3명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금리 결정 회의다. 다만 조 위원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상한액을 초과해 제척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9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자사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는 응답자 100명 중 79%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경기 불확실성과 저물가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기준금리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러나 기준금리 결정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뒤 지난달에는 금리를 묶어뒀다.
수출이 줄자 올해 국내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분기보다 1.4%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치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제시했고, 지난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코로나19 장기화 등 최악의 경우 성장률이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보다 완화적인 기준금리를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과 물가의 하방 압력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됐다”며 “또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국면에 의한 통화정책 역할이 증대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은이 향후 코로나19 추가확산과 금융시장 불안 재연 등을 대비해 인하 카드를 아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달 발표될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지켜본 뒤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이미 0%대 수준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 효과는 경기 펀더멘털 측면보다는 재정정책 구축 효과 상쇄가 더 클 것으로 판단한다”며 “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인식도 있는 가운데 5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소진하는 것보다는 인하 및 매입 기대감 유지 속에 6월 3차 추경에서 적자 국채 규모가 구체화된 이후 7월 금통위 금리 인하가 정책효과가 더 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이날 발표하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0%대 초반으로 대폭 낮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도 지난달 9일 “국내 경제가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1%대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0%대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위원이 이날 금통위 의결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조 위원은 공직자윤리법이 제한한 상한액(3000만원)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제척될 여지가 있다.
이날 금통위는 본회의에 앞서 조 위원에 대한 제척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한은법 23조에 따르면 금통위원은 ‘자기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해당하면 금통위 심의·의결에서 배제된다. 조 위원이 회의에서 빠지면 이날 기준금리는 나머지 금통위원 6명이 결정하게 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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