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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국 하나금융투자, 고수익 사업모델 속도 낸다

기사입력 : 2020-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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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내 이익 기여도 11.6%…전년比 4.8%p 쑥
2년 내 자본 5조·당기순익 5000억 달성 목표
‘원IB’ 집중…IB그룹 확대·해외 대체투자 강화

▲사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사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높아진 이익 창출력으로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 협업과 대체투자 자산 확대 등을 통해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건 결과다.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분기 순이익으로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면서 초대형 IB 진입도 목전에 뒀다. 조만간 발행어음 사업에도 진출해 IB 사업 확대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9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4조337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4751억원) 대비 16.1% 증가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3월 499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증자로 발행된 주식 847만주를 취득했다.

이와 함께 올 1분기 순이익이 반영되면서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초대형 IB 요건인 4조원대로 늘어났다.

하나금융투자는 개별 재무제표가 공시되는 오는 15일 이후 초대형 IB 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6번째 사업자가 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 IB 진출과 관련한 조직을 갖추고 부대 업무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인가 신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초대형 IB 인가와 동시에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초대형 IB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단기금융업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대출과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발행어음 조달 자금으로 취득한 자산은 레버리지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관계자는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인가 신청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진국닫기이진국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상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그룹 내 수익 비중을 15% 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2022년에는 자기자본 5조,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그룹 내 기여도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84.3% 증가했다. 자본금 증자 이후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되면서 인수주선·자문수수료가 55%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3월과 11월 각각 7000억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거쳐 자기자본을 3조3689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후 지난해 7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서 기존 투자자 신용공여 이외에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도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분 기여도(세전이익, 별도합산)는 2016년 21.1%에서 2017년 16.8%로 떨어졌다가 2018년 19.7%, 2019년 21.9%로 다시 상승 추세다. 지난해 그룹 비이자이익은 2조4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다른 지주사에 비하면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4080억원 가운데 KEB하나은행(2조1565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9.6%에 달한다. 단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순이익 2519억원 중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7.9%로 절반을 웃돌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그룹 전체 순이익 기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순이익 중 하나금융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6.50%, 2017년 7.18%, 2018년 6.79%, 2019년 11.64%로 늘었다.

올 1분기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주춤했으나 적자는 면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623억원) 대비 25.07% 감소한 46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5조1576억원으로 166.3% 늘었고 영업이익은 641억원으로 24.97%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실물경기 위축과 금융시장 변동성 급증으로 인해 인수주선·자문수수료 이익이 감소하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위기상황 속에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전 직원이 비상상황에서도 시의적절한 대응을 해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증권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손익 변동폭을 최소화시켰고 IB 딜에 대한 진행 관리를 강화토록 해 딜 인벤토리의 누수 발생을 최대한 방지했다”며 “최근 증권시장의 마진콜 및 유동성 이슈에서도 철저한 자금관리 대책을 완비해 선제 대응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는 원 IB와 원 WM 등 그룹 차원의 협업체계를 확고히 정착시켜 수익을 증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기존 WM그룹, IB그룹, S&T그룹, 경영관리그룹 등으로 구성된 4개 그룹 체제에서 IB 그룹은 1, 2그룹으로 나누고 연금신탁그룹을 신설해 6개 그룹 체제로 확대했다.

IB 1그룹은 은행과의 원IB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IB 2그룹은 투자금융과 대체투자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담당한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연금 전략 실행과 협업 강화를 위해 신설된 연금신탁그룹은 박의수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이 이끌어 연금신탁 부문의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하나금융투자는 글로벌 IB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자산을 항공기, 선박, 기업 인수금융 등으로 다각화하고 해외 사업 영역도 베트남, 중국 등으로 확장하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자본 활용 영업 활성화 차원에서는 인프라, 발전, 물류 등 해외 대체투자와 도심재생 등 국내 대형개발사업과 같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전략적으로 선별 투자해 캐리 및 자본이득 극대화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외에도 중소·중견 법인 중심의 홀테일 영업과 해외주식 등 영업을 강화해 리테일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한편 현장 중심의 리스크 관리와 전문성 제고를 통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및 자산품질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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