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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도 전문화 시대…한투운용 분사가 던진 운용업 재편 신호

기사입력 : 2026-06-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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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액티브 이원화 추진…상품 경쟁 넘어 조직 경쟁으로

ETF도 전문화 시대…한투운용 분사가 던진 운용업 재편 신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ETF 시장의 경쟁 방식이 바뀌고 있다. 상품 수와 자금 규모를 늘리는 경쟁을 넘어 조직 구조와 운용 체계가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조직 분사 추진은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사업본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분사 대상은 'ACE ETF' 브랜드를 담당하는 패시브 운용 조직으로, 상품 개발과 운용, 마케팅 인력 상당수가 신설 법인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법인의 대표로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배 대표는 2022년 'ACE ETF' 리브랜딩 이후 ETF 순자산 규모를 약 7조원에서 20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며 업계 점유율 경쟁을 주도해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장 경험이 ETF 사업 독립 운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ETF 산업의 경쟁 패러다임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 시장이 성장 단계를 지나면서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의 사업 모델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시브 ETF는 규모와 운용 효율성이,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투자 역량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시장이 커질수록 두 사업의 요구 역량이 달라지면서 별도 체계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ETF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운용사 간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 상품 확대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ETF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패시브와 액티브 운용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TF 시장이 지수 추종 상품 중심에서 완전 액티브 ETF와 테마형 상품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요구되는 운용 역량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는 한투운용의 이번 결정이 향후 자산운용업계의 실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ETF 시장에서는 BlackRock, State Street Global Advisors 등 대형 사업자가 ETF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일반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분사는 한국금융지주 운용 계열사의 전문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이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2년 실물자산 부문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으로 분리했던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자산군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룹 차원의 운용 체계를 재설계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번 분사를 단순 사업 분리가 아닌 한국금융지주 운용 계열사의 전문화 전략 완성 과정으로 해석한다. ETF 사업은 신설 법인이 맡고 기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액티브 ETF와 공모펀드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치주와 중소형주 운용에 강점을 가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의 협업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ETF와 액티브 운용 역량을 분리하면서도 계열사 간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 규모가 250조원 시대를 향해 가면서 운용사별 전문화 전략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ETF 조직의 독립 운영이나 패시브·액티브 운용 분리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는 이번 분사가 ETF 사업 분리를 넘어 운용사의 경쟁 기준이 상품 중심에서 조직·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선택은 국내 ETF 시장이 성장 경쟁을 넘어 전문화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성숙하면서 규모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며 "앞으로는 상품보다 조직과 플랫폼, 운용 체계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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