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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신탁시장 재편 예고] 1000조 시대 맞는 신탁…‘고령화·저금리 대안’ 자리매김

기사입력 : 2020-05-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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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국 김민정 기자] 올해 국내 신탁 시장에 ‘1,000조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신탁은 고객이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맡기면 은행·증권사 등의 신탁회사가 일정 기간 운용·관리해 이익을 남겨주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금융위원회는 올해 수탁 재산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관련 제도 개편을 3년 만에 재추진 할 계획이다.

국민의 노후 대비, 생활 안정을 위한 종합 자산 관리 제도로 육성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손꼽히는 신탁은 제로금리 시대에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해 수탁고 967조… 신탁시장 5년째 10%대 성장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회사에 맡겨진 신탁재산 수탁고는 968조 6,000억원으로 전년 말(873조 5,000억원)보다 10.9% 증가했다.

수탁고는 2014년(545조 6,000억원) 이후 매년 10% 안팎으로 증가해 5년새 77.5%나 늘어났다. 올해 2분기께에 수탁고 1,000조원이 예상된다.

신탁은 말 그대로 ‘믿고 맡긴다’는 의미다. 금전·유가증권·부동산 등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신뢰할 수 있는 대상에 그 관리와 처분을 의뢰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맡기는 사람을 ‘위탁자’라고 하고 이 신탁을 맡아 운용·관리·보관하는 재산 관리 기구를 ‘수탁자’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재산이나 수익을 지급받는 이를 ‘수익자’라고 한다. 수익자는 위탁자가 지정하는데 위탁자 본인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제삼자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위탁자·수익자·수탁자가 서로의 ‘믿음’을 바탕으로 재산 관리 또는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금융 상품이 바로 신탁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수탁자)’인데 현재 국내에서는 이 역할을 은행·증권·부동산신탁회사와 같은 금융회사들이 맡고 있다.

신탁 상품은 크게 금전 자산을 관리하는 ‘금전신탁’과 부동산 등의 자산을 관리하는 ‘재산신탁’, 이 둘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재산신탁’으로 나눠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금전신탁’은 위탁자가 투자 대상을 정하고 수탁자에게 돈을 맡기는 방식인 ‘특정금전신탁’과 수탁자가 자유롭게 위탁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불특정금전신탁’으로 나뉜다.

수시입출금식형신탁(MMT)·주가연계형신탁(ELT)·파생결합형신탁(DLT) 등이 대표적인 특정금전신탁이다.

불특정금전신탁은 펀드와의 유사성 때문에 2004년 이후 발급이 금지되고 2009년 해제된 뒤에도 연금저축신탁 외엔 활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그동안은 금전신탁이 주류였는데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재산신탁 수탁고는 484조 5,000억원으로 금전신탁 수탁고(483조 9,000억원)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금전신탁이 286조 6,000억원, 재산신탁이 258조 8,000억원이었는데, 금전신탁이 68.8% 늘어나는 사이 재산신탁은 87.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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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제도 개편… 뭐가 달라지나

국내 신탁 시장 규모는 계속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지난해 부동산신탁회사 3곳을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인가를 내주며 부동산신탁 시장 규모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또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 중에 신탁 제도가 국민의 노후 대비 제도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17년 신탁업법 제정 추진이 좌절된 후 3년만의 재추진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탁 가능한 재산 범위의 확대다. 현재는 금전·부동산 등 ‘적극 재산’만 수탁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부채 성격의 자산인 ‘소극 재산’과 담보권 등도 수탁이 가능해진다.

부채를 포함한 예금·대출·부동산 등 재산 일체에 대해 한층 효과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입 규제를 정비해 신탁업을 할 수 있는 업종도 확대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은행·증권·보험·부동산업만 신탁을 영위할 수 있다.

금융위는 특정 부문별로 금융회사 인가를 내주는 ‘스몰 라이선스’를 활용해 전문 신탁업을 별도로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언신탁·지식재산권신탁 등 특화 신탁사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개편 안에는 자기신탁·재신탁 등 신탁법으로 허용된 운용 방식을 신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재신탁’이다.

재신탁은 재산을 신탁받은 수탁자가 각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이를 다시 신탁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신탁 제도 개선안은 올해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탁 제도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자산 관리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돼 왔다”며 “국민의 노후 대비와 생활 안정을 위해 신탁 제도가 ‘종합 자산 관리 제도’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들도 재편된 신탁시장 선점 위해 잰걸음

이렇다 보니 은행들에게도 신탁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상속과 증여 등과 관련한 신탁 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1월부터 시장변동성 영향이 적은 재산신탁을 중심으로 한 신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영업부문 내 별개 조직이었던 자산관리(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을 ‘자산관리그룹’으로 통합해 의사결정이 용이하도록 했으며, 신탁연금그룹에 투자상품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그룹 직할 고객케어센터팀을 신설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WM(자산관리)그룹 내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와 신탁본부를 통합해 ‘금융투자상품본부’로 확대했다. 상품 설계, 전략 등을 아우르는 개발 조직과 판매 조직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WM과 신탁부문 간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일원화함으로써 실질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대고객 자산 관리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하나은행도 기존 연금사업단과 신탁사업단을 합쳐 연금신탁그룹으로 격상시켰다. ELT 상품 개발과 공급은 물론 연금사업단과의 협업을 통해 대기업·중견기업용 구조화 펀드 회사채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0년 유언대용신탁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시장의 눈도장을 찍은 신탁업계의 선구자다. 특히 그룹의 5대 성장부문(미래금융·IB·자금·글로벌·신탁)의 하나로 신탁을 지명할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도 탄탄하다.

하나금융투자와 연계해 신탁에 편입할 파생상품의 다양한 라인업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금융자산관리 기능이 포괄적으로 제공 되는 신탁 신상품 ‘100년안심 행복신탁’을 새롭게 선보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그간 신탁 수익 확대에 있어 다른 상품보다 수수료가 0.05~0.1% 정도 높은 특금신탁에 주력해왔으나 DLF 사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며 “앞으로 특금신탁보다 규제가 덜하고 시장 변동성이 적은 재산신탁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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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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