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그동안 선진국에 투자하고 싶지만 미국이 지리적으로 멀어 꺼리는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로 눈을 돌려왔다. 특히 세금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도시국가의 대명사인 싱가포르는 전체 면적이 720㎢로 서울(605㎢)보다 조금 더 크다. 인구는 585만명으로 서울의 절반에 가깝지만 전 세계에서 비즈니스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만큼 고층 빌딩이 밀집해 있다.
그만큼 고층 아파트, 콘도미니엄 등이 많다. 워낙 날씨가 덥다 보니 지하철 역세권을 주변으로 모여 살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가 대부분의 토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원인이 크다.
특히나 외국인의 경우 부동산 매입 자격이 매우 까다롭다. 땅은 사실상 외국인이 사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고 아파트나 콘도도 99년 임대(리스 홀드)가 대부분이다. 비즈니스에는 투자 유치 문이 활짝 열린 싱가포르 경제와 대비된다.
이는 땅이 좁은 도시국가의 특성상 외지인에게 땅 소유권이 넘어갈 경우 국가 존립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 국토의 90%가량이 국유지일 만큼 토지 소유권은 철저히 정부가 통제한다.
특히 신혼부부의 91%는 결혼 시 정부지원금으로 이곳에 거주한다.
외국인의 경우 집은 살 수 없으나 럭셔리 콘도는 매매할 수 있다. 시세는 국내 잠실급 럭셔리 콘도가 38평에 25억원 정도다.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숍하우스, 외국인 투자처로 급부상
콘도매매 외에도 외국인이 싱가포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도심에 위치한 작은 주상복합 건물인 ‘숍하우스(shop-house)’를 사는 것. 숍하우스는 과거 동남아시아 지역을 식민 통치한 유럽으로부터 유입된 건축 양식으로, 싱가포르의 경우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전통 가옥으로 시작됐다.
대부분 좁은 도로에 면해 줄줄이 이어진 2~3층 크기의 건물이다. 1층은 상점, 2층 이상은 주거 공간으로 활용돼왔다. 도시가 확장하고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 아시아 이민자들을 수용하던 숍하우스는 대부분 사라졌고, 이제 남은 숍하우스는 싱가포르 전역에 6,000~7,000채뿐이다. 매물이 한정돼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자산가들에게는 오래 보유할수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메리트가 있다.
더욱이 숍하우스는 상업용 부동산에 속해 취득세와 양도세가 낮고, 거의 유일하다시피 싱가포르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숍하우스의 가격은 물론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숍하우스를 호텔이나 스타트업 사무실로 활용하는 수요가 느는 추세다. 최근 임대 수익률은 2.5~2.7%가량으로, 2005년 대비 월세는 3배 가까이 올랐다.
다만, 싱가포르는 높은 부가세 탓에 투자하려면 개인도 법인회사를 설립해 건물을 사야 한다. 부가세는 전체 금액의 7%에 달하는데 회사의 소득이 적으면 추후 전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매도자가 개인이라면 본인 명의로 살 수도 있지만, 싱가포르 숍하우스 대부분이 투자회사로 전환됐을 뿐만 아니라 추후 가족 간 양도소득세를 아끼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회사를 설립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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